20대 절반 이상 “경제·편의시설 되면 지역서 살 수도”
20대 절반 이상 “경제·편의시설 되면 지역서 살 수도”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5.1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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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설문서 65.6% 응답…“현재 살고 싶은 곳” 79.7% “수도권”

인구와 자원 분배 차원의 지역 균형 발전의 당위성은 커지고 있지만 자신이 거주할 지역을 찾는 청년들의 선택지는 아직 좁기만 하다.

지난 3월 윤석열 당선인은 ‘지방시대’라는 모토를 내걸고 정부를 운영할 계획임을 밝혔다. 수도권 포화 현상과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의 중요성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방과 수도권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더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청년들의 수도권 선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20대 청년 6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희망 거주 지역을 묻자 79.7%에 해당하는 51명의 청년이 서울과 경기도 거주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의 현재 거주지를 구분해 살펴보니, 현재 수도권(서울 및 경기)에 거주 중일 경우, 88.5%(31명)가 그대로 수도권에 거주하길 희망했다. 지방 거주자의 경우, 수도권 거주 희망은 77% 수준(20명)으로 내려갔지만 현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청년들의 수도권 선호가 우세함을 보였다.

수도권 거주를 희망하는 이유에선 ‘문화, 의료 등 편의시설’이 43.1%로 1위를 기록했다. 문화 공간이나 병원 등 삶의 웰빙의 충족할 기초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일자리 등 경제적 여건’(25.5%)이 수도권 거주를 선호하는 두 번째 이유였고, ‘편리한 교통’(13.7%), ‘쾌적한 환경’(9.8%)과 ‘기타’(7.8%)가 뒤를 이었다. ‘경제적 여건’이 두 번째를 차지한 것은 사회 초년생이나 취업준비생이 많은 응답자들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년들이 무조건 수도권 거주만 희망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자리 등 경제적 여건과 편의시설 등 자신이 원하는 조건이 개선된다면 수도권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살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65.6%가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무조건 ‘서울로’가 아니라 비수도권이라도 본인이 원하는 환경만 조성된다면 거주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열에 여섯명을 넘어선다는 의미이다.

청년들의 수도권 선호 현상과 그 해결책에 대한 지역 정치인의 생각은 사뭇 달랐다. 강원도의회 자치분권위원회장을 지낸 허소영 도의원은 “문화, 편의, 일자리 등의 여건이 어떤 지역이든 균질되게 갖춰져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획일적인 경제기획이 될 가능성 있다”며 “(모든 지역의 거주 환경을 수도권화 하는 것보다) 그 지역의 특색과 매력을 잘 구성해 사람들에게 거주와 여행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곳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들이 강남을 흉내 내는 순간, 그것은 지역의 정체성을 잃은 강남의 모방일 뿐”이니“지역의 특색을 살려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방안에 대해선 “지역의 가능성을 찾거나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로컬 크리에이션에 관심을 가지는 등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넓게 사용하길 바란다”며 “그렇게 해도 손해 보고 밑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정치와 행정을 통해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이런 정치의 역할 이외에도 ”제도적으로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드는 정부의 노력과 민간의 과감한 투자, 국민의 의식 대전환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의 특색과 매력을 잘 구성해 지역이 지역답게 발전할 수 있는 균형발전 구상과 지역 구성원들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문에서 드러난 “강남 같은 지역은 아니더라도 웬만한 웰빙의 인프라를 갖추었기 때문에 살고 싶은 지역”에 대한 20대의 동경과 지역 정치인이 제시하는 “지역 특색을 살려 거주와 여행의 욕구를 키우는 지역” 사이에서 지역 발전을 향한 항해의 조타 장치는 균형감을 살려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민준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로컬뉴스공급캡스톤> 수업의 결과물로 4월 13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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