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결혼하고 싶다” 84.8%나 돼 ‘눈길’
20대 “결혼하고 싶다” 84.8%나 돼 ‘눈길’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5.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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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명 설문, 오차범위 감안해도 75% 넘어…출산 의향은 62.3% “노”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이 해마다 최저점을 찍고 있는 가운데, 20대 결혼 의향이 80%를 넘는다는 간이 설문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도 결혼 의사가 있는 20대중 60% 넘게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응답, 결혼과 출산의 문제를 당사자인 이들의 관점에서 풀어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출생·사망 통계’에 의하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감소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혼인 건수는 19만 3천 건으로 전년 대비 9.8%나 감소하면서 출생아 수 역시 전년 대비 4.3% 감소로 모두 최저점을 찍었다.

이런 가운데 한림대 미디어스쿨 ‘한림미디어랩’은 결혼과 출산의 주체인 20대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들어보기 위해 4월 4일부터 4일간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20대 남녀 132명의 응답을 확보했다.

출처 :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출처 :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먼저, “장래에 결혼할 생각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압도적 다수인 84.8%가 “예” 라 고 응답했고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자는 15.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지난해 국내 20대 인구가 636만명 정도이고 설문 샘플 크기가 132명임을 감안할 때, 오차범위가 ±8.5%로 통상적인 여론조사의 ±2~4%대 보다 커지긴 하지만 역시 고무적인 것이다. 결혼 의사 응답률 84.8%에서 오차가 가장 마이너스 방향으로 커진다고 하더라도 8.5%를 빼면 국내 20대 인구의 75% 이상이 결혼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산의 문제로 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자들 중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는 62.3%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아이를 낳고 싶다는 응답은 37.7%에 그쳤다.

출처 :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출처 :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이유로는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서”가 41.9%로 가장 많았고, “내 아이의 미래가 걱정돼서”가 25.7%, “경제적 부담이 클 것 같아서”가 20.3% 순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세 번째 응답을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다’는 맥락에서 같은 응답군으로 본다면 ‘아이를 잘 키울 걱정’이 두 문항 응답을 합쳐 46.0%로 ‘개인적 행복 추구’의 동기(41.9%)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다는 박모(20·여)씨는 “힘든 고3 생활이 끝나면 여유가 생길 줄 알았는데 지금도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바쁘게 살면서 노력하고 있다”며 “장래에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게 된다면 그때만큼은 나 자신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내 아이의 미래가 걱정될 것 같다는 김모(25)씨는 “결혼하는 것과 아이를 낳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미래에 내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또 “아빠로서 내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수 없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설문조사의 결과 결혼할 생각은 있지만 서로 다른 이유로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 주된 흐름으로 파악됐지만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은 20대의 목소리도 생생하다. 장래에 결혼하고 아이도 낳을 거라는 변모(23)씨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이라며 “내가 힘들고 지칠 때 지탱해주는 것은 역시 내 가정일 것 같다”고 말했다. 장모(21·여)씨는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며 “삶의 보람과 행복을 위해서는 가족이라는 존재가 필수적일 것 같다”고 답했다. 한 응답자는 “결혼은 당연히 하고 싶다”며 ‘출산’에 대한 생각도 “단지 내 미래가 불안할 뿐,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설문 응답자 중 일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개인 선택으로서의 출산 문제를 떠나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자, 응답자들은 “현재 고용에 대한 불안감, 주거 비용 상승, 그리고 노인부양 부담 증가 문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며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결혼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지만 걱정스러운” 현실을 살아가는 20대의 목소리를 좀더 공유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이들이 아이를 낳고 싶은 이유와 낳기를 꺼리는 걱정을 실질적인 정책 개발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경안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로컬뉴스공급캡스톤> 수업의 결과물로 4월 11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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