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범죄, “교육·교정 인프라 확충돼야”
촉법소년범죄, “교육·교정 인프라 확충돼야”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4.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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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강력범죄 12.4%, 전체 사건 18.1% 증가…보호관찰관 ‘태부족’
사진=촉범소년 관련 콘텐츠로 주목을 받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의 한 장면. 출처 : 넷플릭스
사진=촉범소년 관련 콘텐츠로 주목을 받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의 한 장면. 출처 : 넷플릭스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 ‘촉법소년’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공개한 바에 따르면 강력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송치된 촉법소년은 지난해 8천474명으로 전년보다 12.4%(93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범죄 전체로 따질 경우, 그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전국 법원에 접수된 촉법소년 관련 사건 수는 5만7천85건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1만2천501건으로 전년보다 18.1%(1천917건)나 증가했다. 이처럼 촉법소년 범죄의 증가세가 계속되면서 소년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만 14세 미만은 형사 미성년자인 촉법소년으로 간주돼 어떤 중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 소년범들은 형사 처벌 대신 소년원으로 보내지거나 보호관찰을 받는 등과 같은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현재 전국의 소년원 수는 10곳뿐이며 소년 범죄자에 대한 사후 관리시스템은 보호관찰이 유일하지만, 이마저도 행정인력 부족으로 철저한 지도 감독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호관찰관 수는 2020년에 1천658명으로 1인당 담당 사건 수가 118건에 달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대비 1인당 업무량이 4.3배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 대해, 실제로 이들 소년범 교정 시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담당자들의 입장은 어떨까. 강원도의 청소년비행예방센터 관계자는 "법의 개정 검토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처분받은 이후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처분받은 아이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환경이 안 갖춰지면 또다시 비행에 빠질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 및 보호자 교육이나 상담조사와 같은 다각적인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소년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엄격한 교화 프로그램 및 보호자 교육의 병행 모드가 감지된다.

영국은 최근 소년법을 개정, 형량이 배 이상으로 늘어난 사례. 만 10세부터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이 나라에서는 지난해 17세 소년이 고백을 거절한 동급생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엘리법(Ellie’s Law)'으로 불리는 소년법 개정법안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성인보다 낮은 형량을 받던 소년범들도 기존보다 배 이상의 형량을 부여하는 것이 가능케 됐다.

그러나, 영국은 다른 한편으로는 소년법원이 따로 존재하며, 이곳에서의 결과를 통해 ‘엄벌’보다 ‘재활’에 방점을 둔 다양한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소년범에 교육과 훈련을 강화하고 재범을 방지할 수 있도록 많은 수의 보호 관찰관을 두고 있기 때문인데, 지난 11일자 영국 정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1년도 회기에 이미 1천명의 보호관찰관을 새로 충원한 데 이어 21/22년도에도 1천500명을 새로 충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지역 사회단체에서도 소년범들이 사회봉사, 직업교육,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경우, 지난 1월부터 '가정교육촉진법'이 시행돼, 부모에 대한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언행으로 솔선수범하기, 차이 존중하기, 평등한 소통 관계 유지하기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개인 생활을 지도하려는 모양새가 감지되지만 부모의 책임을 묻는 패러다임 자체는 검토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도 소년법 “폐지” “개정” 등 이분법적인 대립에만 매몰되지 말고 소년범들에 대한 엄격하면서도 풍부한 사후 교정 시스템의 확충에 사회적 관심과 자원이 모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경안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로컬뉴스공급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3월 28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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