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진정 ‘돌핀프리’할 때가 됐다
[대학생칼럼] 진정 ‘돌핀프리’할 때가 됐다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1.2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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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족관에서는 전시되거나 쇼를 하는 돌고래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수족관이라는 장소는 돌고래들에게 있어 1년도 버티기 힘든 열악하고 감옥과도 같은 공간이다. 돌고래는 하루 160km가량을 유영하는 동물이기에 비좁은 수조 생활은 그들의 자유로운 활동에 비해 너무나도 부족한 크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돌고래들은 다양한 정신적·육체적 질병을 얻게 된다. 예를 들자면 좁은 수조 안에서 헤엄을 치기 위해 같은 자리를 반복하여 돌게 되는데 이런 행동은 정신상태에도 좋지 않아 나중에는 넓은 곳에서도 빙글빙글 도는 정형화된 행동을 보인다. 이와 반대로 멍하게 멈춰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계속해서 움직이는 습성을 지닌 돌고래에게 일종의 정신병적인 행동이다.

또한 돌고래는 초음파를 내보내서 물체를 감지한다. 하지만 콘크리트, 유리로 만든 수조에서 초음파를 내보내면 벽에 부딪힌 초음파가 반사되어 이명현상을 겪게 된다. 이외에도 돌고래들은 수조 속 세균에 의한 피부병, 패혈증, 면역 저하 등의 이상증세를 보이며 고통에 시달린다.

무엇보다 돌고래나 벨루가들은 굉장히 지능이 높아 자신이 포획되어 갇혀있다는 것을 어느 동물보다도 명확히 인지하기에 자폐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돌고래쇼나 돌고래 체험행사는 학대 행위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지닌 동물로써 원치 않는 접촉을 당할 때의 스트레스와 사람을 태우고 수조를 도는 반복적인 행동은 명백한 학대 행위이다.

돌고래를 방류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무의미한 죽음이 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수족관에 도입되거나 출생한 뒤 폐사한 돌고래 31마리 중 20마리가 3년도 채 살지 못하고 각종 질병으로 사망했다. 야생에서 사는 돌고래들의 평균 수명은 40~50여 년에 달하지만 수족관의 돌고래들은 수명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볼티모어의 국립 수족관은 2012년 모든 돌고래쇼를 중단하였다. 유럽연합의 경우 회원국 28개국 가운데 15개국이 수족관을 없애거나 돌고래 전시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야생으로 돌려보낼 수 없는 수족관 고래류는 보호하기 위해 바다쉼터를 마련하고 있다. 인도 환경산림부도 2013년 5월에 돌고래 수족관 설치를 금지했다. 돌고래를 ‘비인간 인격체’로 보아야 하며 이에 따른 고유한 권리를 지니기에 돌고래를 공연과 관람의 목적으로 가두는 행위는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현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의 방류가 확정된 후, 우리 사회 역시 돌고래 전시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해외 사례와 돌고래 전시의 심각성을 보고 ‘제1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2021~2025)’을 통해 새로 개장하는 수족관의 경우 고래류 사육과 전시를 전면 금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현재 국내 수족관이 보유한 30마리의 돌고래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조항으로 돌고래 방류에 관한 내용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돌고래들이 좁은 수족관 안에서 질병과 함께 고통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자연에서의 수명보다 훨씬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돌고래 방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또한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소비를 멈추는 행동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무엇보다 빠른 시일 안에 돌고래 방류에 대한 제도적 개선과 바다쉼터 마련 등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예진 대학생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1> 수업의 결과물로 12월 21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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