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작] 나쁜 놈의 경계를 허물고 신선함으로 거칠게 달리는 영화
[나의 인생작] 나쁜 놈의 경계를 허물고 신선함으로 거칠게 달리는 영화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1.0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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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한당’ 리뷰

한국은 영화배우를 따라 영화를 선택해 관람하는 경우가 많다. 믿고 보는 배우 같은 수식어가 여기서 나온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우보다 작품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 거대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영화 중 하나가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이다.

영화 불한당의 스틸 이미지.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불한당의 스틸 이미지. 사진=네이버 영화

필자는 영화 중에서도 누아르나 액션, 공포 같은 자극이 많은 장르보다는 편하게 볼 수 있는 로맨스나 코미디 장르를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영화 <불한당>은 거칠게 피가 튀기고, 온갖 폭력이 가득한 누아르 장르다. 원래 그런 장르를 꺼려하던 필자에게 왜 <불한당>을 인생작으로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그런 빠르고 거친 장면들 속에서 생소하게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선함에 수십 번을 보아도 새로운 영화 <불한당>에 푹 빠진 ‘불한당원’이 되었기에 지금부터 이 영화를 소개하려고 한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은 2017년 5월에 개봉한 변성현 감독의 영화이다. 변성현 감독은 이전 영화 <나의 PS 파트너>로 흥행에 성공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였던 <나의 PS 파트너>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롭게 누아르 장르에 도전했고, 영화 초반 자신에 대한 논란들을 이겨냈고, 신선한 팬덤 영화로 성공시켰다. 그리고 <불한당>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어, 칸 리뮈에르 극장에서 상영된 후 7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기존 국내의 누아르 장르 영화는 소위 ‘남탕’ 영화라는 악평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누아르 영화에 나오는 여성 등장인물들은 그저 소모적인 역할에, 남성 등장인물들만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는 비판이었다. 하지만 변성현 감독의 누아르 영화는 여성 등장인물을 소모적 역할이나 성적 대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또한,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퀴어 로맨스 요소를 섞었다. 이러한 점이 누아르 영화 중 이례적으로 여성이 주가 되는 팬덤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가수 안예은도 ‘불한당원’임을 밝히며 불한당을 모티브로 한 노래 <파아란>을 자신의 앨범에 수록했다.

영화 불한당의 스틸 이미지.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불한당의 스틸 이미지.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은 등장인물 중 누가 나쁜 놈인지 정해진 영화가 아니다. 경찰도, 조폭도 여기서는 나쁜 놈이다.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그게 어떤 수단이든 이용한다. 상대를 곁에 두기 위해 모든 수를 사용하지만, 점점 나빠지는 복잡한 상황이 두 주인공인 한재호, 조현수의 감정뿐만 아니라 고병갑과 천인숙이라는 등장인물의 감정에도 깊숙이 이입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영화가 진행될수록 서로를 닮아가는 두 주인공을 발견하면, <불한당>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사실 <불한당>에 사용된 ‘경찰이 언더커버로서 교도소에 잠입한다는 이야기’는 많은 영화, 드라마, 소설에 이용되어 닳고 닳았다. 하지만 이 네 등장인물의 깊고 복잡한 감정이 그 지겨운 이야기를 뒤집어 놓는다. 그리고 나쁜 놈의 경계를 허물어 놓았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온다. 또한, 깊고 복잡한 감정과 이야기로 인해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면서 N차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도 <불한당>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 중 하나다. 영화를 본 사람들끼리 영화를 본 이후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영화를 보면 새롭게 느껴진다.

영화 불한당의 스틸 이미지.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불한당의 스틸 이미지. 사진=네이버 영화

변성현 감독은 두 주인공 배우들의 이미지도 신선하게 바꿔놓았다. 2000년 <박하사탕>을 시작으로 주연급에 올라선 배우 설경구는 영화 <불한당> 전까지는 옆집 아저씨 같은 수더분한 이미지였다. 변성현 감독은 잔뜩 구겨진 설경구의 이미지를 빳빳하게 펴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해 <불한당>에서는 포마드로 올려 넘긴 머리와 쓰리피스 수트를 입고 출연하면서, 섹시한 중년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임시완은 비주얼을 앞세워 맑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맡았다. 하지만 <불한당>에서 다수의 액션씬을 소화하면서, 배우 임시완이 이런 이미지도 소화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017년 5월 개봉해 4주년을 맞은 영화 <불한당>은 처음에는 비록 실패에 가까운 관객 수를 기록했으나, 팬들의 애정 속에 N차 관람, 대관, 재개봉 등으로 관객 수가 늘어나고 있다. 누적 관객 수 100만을 달성하는 것이 팬들의 목표가 되었을 정도다. 비록 지금은 <불한당>과 같은 팬덤 영화가 관객수는 작을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거대 팬덤을 만들 정도로 관객과 팬들에게 신선함과 감동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4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불한당>에 열광하고 애정을 아낌없이 주는지 궁금하고, 지겨운 이야기 속에서도 다양함과 새로움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영화 <불한당>을 꼭 보길 바라며 소개를 마친다.

이채연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1> 수업의 결과물로 11월 16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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