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분유 먹으면 진짜 키 클까?
[팩트체크] 분유 먹으면 진짜 키 클까?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1.12.0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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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칼슘 등 함량 우유보다 적고 값은 비싸…“그 돈으로 골고루 먹고 우유를”

배우 주원이 올초 한 방송에 출연, “중학교 2학년 때 분유를 먹고 키가 20cm 컸다”고 말하면서 각종 블로그와 맘카페에서는 자녀를 둔 엄마들의 분유 구매 의사나 고민, 문의가 빗발쳤다.

대학생 임모(22·대학생·춘천시 퇴계동)씨는 “15세 동생이 방송을 본 엄마의 권유로 2-3달 먹었지만 별 다른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고 방송 효과의 실제 사례를 전했다. 분유 효과에 대한 어머니들의 기대와 궁금증은 최근에도 맘카페와 블로그에 올라오는 추세.

그렇다면 과연, 어린이와 청소년의 분유 섭취 시 키 성장에 도움이 될까. 한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박소현 교수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의 키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성분으로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D, 마그네슘, 아연, 철분 등이 있다.

단백질은 근육·피부·뼈·머리카락 등의 신체조직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기 때문에 성장 과정에 있는 아동·청소년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 단백질에 대한 분유의 함량을 우유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F분유의 1단계 분유 단백질 함유량은 100mL당 1.43g이다. 반면, S우유의 단백질 함유량은 100mL당 3g으로 분유보다 배 이상 높다.

또 다른 필수 영양소 칼슘은 사춘기 때 성인 총 골격량의 1/3 이상을 얻게 되는데 단기간에 급격한 뼈의 성장이나 치아 발달을 위해 필수적인 영양소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상희 교수가 2001년 펴낸 「청소년의 영양」에 따르면 말이다. 게다가, 사춘기 전반에는 뼈에 칼슘이 축적되는 속도가 빨라 최대 골질량을 높이기에 적기이고 이 시기의 칼슘 섭취는 성인기 이후까지 전반적인 뼈 건강 향상에도 절대적인 도움을 준다.

이 칼슘도 분유는 F 업체 제품의 경우, 100mL당 함유량이 59.8mg인데 반해, S업체 우유는 100mg으로 1.7배 가량 함유량이 많다.

한편, 비타민D는 한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박경호 교수에 따르면 “소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키 성장에 필수 요소다. 비타민D는 우유에는 없고, F 업체 분유 성분에는 0.88마이크로그램(㎍)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유에는 없는 비타민D가 칼슘 흡수를 도와 실질적으로 인체에 흡수되는 칼슘의 양이 우유보다 많아질 지는 제대로 연구된 바가 없다. 박교수에 따르면 분유의 칼슘 흡수율이 비타민D 때문에 높아질 수는 있다. 그러나, 기본 함유량 자체가 우유가 많은 데다 비타민D는 일상 생활에서 햇볕을 받아 몸에서 생성되는 양이 많기 때문에 정확한 분유 효과를 가늠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마디로 분유에는 비타민D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철분, 아연, 마그네슘 등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의 개수가 우유보다 많다. 그러나 우유에는 키 성장의 핵심 성분인 단백질과 칼슘의 함유량이 배 이상, 혹은 1.7배나 많다. 이는 “분유가 소화량이 적은 돌 이전의 영아들이 모유 대신에 먹는 것이라 모유 성분에 맞추어 만들어진 것인데 반해, 우유는 소젖에서 나와함량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 박교수의 설명이다.

분유 섭취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키 성장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인가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는 현재까지 발표된 것이 없다. 박 교수는 “굳이 먹어야 한다면 분유 대신 우유를 먹을 것”이라며 “가격 면에서도 우유보다 분유가 훨씬 비싼데 그 비용으로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지 않고 비싼 분유를 먹는 것은 청소년들에겐 영양학적으로, 과학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영양밀도가 높은 진짜 식품을 다양하게 먹으면서 물이나 우유를 섭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주연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헬스저널리즘> 수업의 결과물로 11월 16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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