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정보]는 <지역사회와 서포터즈> 수업을 통해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을 소개하는 코너로, 일상 및 생활 속의 다양한 장소에 대해 전하는 글입니다. [편집자주]
내가 11살 때 춘천으로 이사 오기 전에는 어린 나이에 많은 걱정이 앞섰던 것 같다. "나는 사투리를 못 쓰는데 친구들이 내 말을 못 알아 들으면 어떡하지?", “반대로 내가 친구들 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 '강원도'라는 인식은 지역 거주민이 아니라면 ‘깡 시골’이라는 이미지가 덮어진 거 같다. 사람들이 농담 삼아서 돈 대신 감자나 옥수수를 주 화폐로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막상 직접 춘천을 방문해본 이라면 "있을건 다 있네!" 라며 반전을 호소한다. 이 말은 사실이다. 우리가 춘천 하면 '닭갈비'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음식들과 볼거리들이 있다. 높은 건물들이 줄 지은 멋진 도시는 아닐지라도, 숨겨진 아름다운 장소들이 정말 많다고 느끼고, 새로운 장소를 가볼 때마다 매번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춘천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관광 산업이 매 년 발전하는 추세에 춘천으로 방문하는 관광인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이들에게 오늘 하루 일일 가이드가 되어 춘천의 심오한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돌고 돌아 결국엔 제자리로 돌아오는 곳이 내가 느낀 춘천이다. 그만큼 춘천은 그다지 넓지 않은 도시이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면 웬만한 볼거리는 다 볼 수 있겠지만 나는 여유롭고, 평화로운 여행을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가볍게 한 번씩 들리는 겸 갔다 올 수 있는 코스와 밥과 음료 가격을 제외하고 2-3만원으로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코스를 짜보았다.
첫 번째는 춘천역에서 내렸다면 인근에 있는 소양강 스카이워크 전망대와 소양강 처녀 동상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실 나는 버스 타고 지나가는 길에 보기만 했던 곳이지만 날 좋은 날 가면 정말 좋을 절경이다. 소양강이 넓게 펼쳐져 팍 트인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스카이워크 입장료는 2천원으로 여유가 된다면 한 번쯤은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는 명동이다. 명동은 처음 들으면 다들 서울 명동을 떠올리곤 하겠지만 비교가 안 되는 정말 작은 시내로 그냥 한 번 들렀다 가기엔 괜찮은 곳이다. 명동에 ‘육림고개’라는 작은 골목이 있는데 청년 상권으로 여러 식당과 카페들이 있고, 가게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아서 한 번쯤은 둘러보기 좋다. 육림고개는 밤에 가도 정말 매력적인 곳인데 취향과 일정에 맞추어서 가보는 걸 추천한다. 여기서 식당 몇 개를 추천하자면, 철든 식당을 한 번 가봤는데 작은 공간이었지만 맛도 괜찮고,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채울 수 있었다. 명동으로 나오면 ‘조양가’ 라는 일식 카레 집이 있는데 나는 갈 때마다 밥 종류를 먹었지만 이 집 카레 우동이 맛있다고 한다. 예쁜 트레이에 가지런히 담겨있는 반찬들이 보는 재미도 더해진다. 여기서 나는 명동 닭갈비 골목에서 닭갈비를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닭갈비 골목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사람이 오가는 것 같지만 위생적으로나 맛으로나 다른 식당들이 훨씬 출중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공지천이다. 나는 걸어 다니는 여행을 추구하는데 명동과 공지천은 걸어서 40분 좀 안되는 거리로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이다. 넓은 공원인데 옆에 호수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길이 있다. 봄이나 가을에 그 골목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면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바로 옆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으니 날이 좋다면 꼭 한 번 경험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인근에 남춘천역 주위에 먹자골목이 있으니 취향에 따라 저녁 메뉴를 골라봤으면 좋겠다.
밥을 먹고 난 후에 소화할 겸 다리 밑 내천 길이 있는데 그 길을 따라 걷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관광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지만 거주민의 개인적인 입장으로 밤에 다리 밑 조명이 야경으로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 또한 근처 거주민으로 시간이 될 때 밤마다 이곳에서 산책하는 것을 즐긴다.
이튿날엔 춘천 외곽 지역을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 외각에 춘천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장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부분은 자가용이 있으면 더욱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첫 번째, 이상원 미술관이다. 이곳을 알게 된 건 나도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춘천에 미술관이 있다는 것에 아주 놀라웠던 걸로 기억한다. 생각보다 깔끔한 외관과 근처에 다양한 체험 거리가 있어서 정말 외곽에 있음에도 많은 사람이 방문했었다. 1층에는 카페도 있어서 가볍게 차 한 잔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으며, 입장료는 성인 기준 6천원으로 부담 없는 가격이다. 그 이후에는 드라이브 겸 춘천호와 북한강 길 쪽을 지나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길목에 카페도 드문드문 있어서 잠시 들렸다가 북한강의 경치를 보는 것도 좋다. 그 중 ‘Ubarn Green’이라는 카페도 많은 사람이 포토 스팟 장소로 방문했던 곳이다. 나는 겨울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뻥 뚫린 야외 경치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두 번째로는 신북읍 소양강 쪽으로 가면 막국수 거리가 나온다. 이쪽에 닭갈비 파는 가게들이 정말 많이 늘어져 있고, 유명한 감자 빵을 파는 카페 ‘감자밭’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카페들이 있기도 하다. 나는 주로 이곳에서 숯불 닭갈비를 먹곤 하는데 그 중 나는 ‘장호 닭갈비’를 추천한다. 깔끔한 반찬들과 맛이 괜찮았던 거로 기억된다. 닭갈비가 내키지 않는다면 한샘고등학교 왼편에 ‘초가 뭉텅 찌개’라는 식당이 있는데 이곳 뭉텅 찌개도 맛이 좋다. 고등학교 시절 급식이 맛없는 날 몰래 나와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서 밥을 먹었던 학창 시절의 추억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한식을 정말 좋아하는데 두툼한 고기에 맛있게 익은 김치까지 너무 잘 어우러진 맛이었다.
세 번째, 소양강댐이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갈 때마다 정말 볼 게 없다고 매번 느꼈지만 갈 때마다 소양강댐 물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 한 번쯤은 가서 넓은 댐의 절경을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네 번째 추천 장소는 옥산가이다. 이번 코스들 마다 어른들이 좋아할 법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가족과 함께 갈 수 있는 장소로 추천하기엔 괜찮을 것 같다. 여기에 괜찮은 빵집도 있고, 단순히 사우나 말고도 공간자체가 넓기 때문에 가볍게 걸어 다니면서 주위 풍경을 구경할 수도 있다. 또한 5천원을 지불하면 옥 동굴 체험을 해볼 수 있는데 안에 나오는 옥이 스트레스 완화와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어른들과 함께한다면 한 번쯤은 들려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
이 외에도 춘천에는 구봉산 카페거리와 제이든 가든, 남이섬, 김유정역과 같은 다양한 장소들도 많이 있지만,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장소이기도 하고, 춘천 관광지로 확고하게 자리 잡힌 곳이기도 해서 이번 글에선 배제 시켰다. 아무래도 산에 둘러싸인 지역이다 보니, 고등학교 시절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버스에는 소양강 댐을 다녀오신 어르신 분들로 가득 찼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나잇대가 있으신 분들이 많이 방문하셨는데 그만큼 어른들이 오기에도 무척 적합한 곳이지만, 우리 같은 청년들이 오기에도 손색이 없을 장소이다. 우리도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고, 가끔은 고요하고, 잔잔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물론 이번 여행 코스는 나의 주관적인 판단과 생각들이 깃들어져 있지만 이 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지금의 글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한다.
박민지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