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탐방] 죽을 수 없는 영웅 울버린의 마지막 여정
[미디어탐방] 죽을 수 없는 영웅 울버린의 마지막 여정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1.07.0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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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건' 리뷰

[미디어탐방]은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뉴스작성기초1 수강생들이 수업을 통해 완성한 결과물로, 미디어 영역의 가장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리뷰입니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영웅의 마지막이 궁금하다면 이 영화 <로건>을 추천한다. 배우 휴 잭맨이 연기하는 ‘엑스맨’ 시리즈 최고의 인기 캐릭터인 울버린의 마지막으로, 만화 마블 코믹스의 <울버린 : 올드맨 로건>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개봉 후 2017년 베를린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고 아카데미 시상식 각색상 부문 후보에 오르며 호평을 받았다.

영화 '로건' 포스터. 사진=네이버영화
영화 '로건' 포스터. 사진=네이버영화

몇 명의 남자들이 주유소 앞에 세워져 있는 리무진을 해체하는 소리에 로건은 잠을 깬다. 과거에 세계를 구하는 엑스맨 일원이었던 것이 무색하게 차를 해체하려는 남자들과 고투하며 힘들게 싸움에서 이긴다. 로건은 강력한 힐링팩터(몸이 치유되는 능력)가 약해지고 치매로 인해 폭주하여 미국 정부로부터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된 찰스 자비에 교수와 멕시코 국경 근처에서 같이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자가 돈을 주고 로건에게 ‘로라’라는 여자아이를 에덴이라는 목적지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여자의 요청을 수락하고 실험실에서 자신의 DNA로 만들어진 로라가 뮤턴트를 없애려는 집단에 쫓기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울버린은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에덴으로 여정을 떠난다.

보통 영웅의 활약상이 주가 되는 히어로 영화와는 다르게 울버린이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겪는 고통을 잘 보여줬다. 로건은 돌연변이들이 죽거나 사라진 시점에서 사회적 소수자가 되어 멕시코 국경 근처로 도주하여 은신해 있다. 그리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리무진 운전으로 조금씩 돈을 벌며 힘들게 살고 있다. 이렇듯 영웅으로서 과거에 빛나던 과거의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다. 사회적 소수자 혹은 한 사람으로서 처절한 삶을 살아가며 우울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이 작품을 소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 영웅의 마무리를 잘 지었기 때문이다. 액션, 가족의 따뜻한 정서, 죽음 등 여러 부분이 인상적이다. 그중 액션이 가장 인상적인데 날카로운 클로로 적들을 베어버리는 액션이 매우 강렬하다. 비록 로건의 몸은 망가지고 있어서 화려한 액션은 아닐 수 있지만 투박하면서 묵직하다. 반면에 로라는 과거 울버린처럼 재빠르고 날카롭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기 때문에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위 제한 없이 화끈하게 펼쳐지는 액션이 장점으로 볼 수 있다.

영화 '로건'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영화 '로건'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로건이 찰스를 휴게소 화장실로 데려간 사이 로라는 가게에서 맘대로 여러 물건을 뜯는다. 이를 제지하려는 직원을 향해 망설임 없이 클로를 꺼내 찌르려 한다. 직원은 로건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와 시가 하나를 챙긴 뒤 결제도 하지 않고 떠나는 것을 바라보는 장면을 관객들이 좋아할 것이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아직 로라를 딸로 인정하지 않지만, 자신과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DNA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어두운 분위기의 전개 속에서 이런 소소한 웃음이 주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작중 ‘친구들 데리고 도망가 놈들은 계속 쫓아올 테니까 더 싸울 필요 없어... 저놈들 뜻대로 살지 마’라는 로건의 대사가 있다. 이 말은 과거 X맨부터 이어온 소수자로의 삶을 자신에게서 끝내려는 면도 볼 수 있다. 항상 혼자였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냈던 삶이지만 처음으로 소중한 사람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그 의미에 감동할 수밖에 없다.

슈퍼히어로 울버린이 아닌 인간 로건의 고단함과 쓸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지 않거나 X맨 시리즈 영화를 못 봤어도 꼭 한번 시청할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슈퍼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에 없던 영화 ‘로건’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며 시청하길 바란다.

서정현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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