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탐방] 모두가 행복하고 완벽한 세상에 대하여
[미디어탐방] 모두가 행복하고 완벽한 세상에 대하여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1.06.0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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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사실주의 판타지 - 네이버 웹툰 ‘숲 속의 미마’

[미디어탐방]은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뉴스작성기초1 수강생들이 수업을 통해 완성한 결과물로, 미디어 영역의 가장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리뷰입니다.

평소 웹툰을 볼 때 일부러 그런 장르만을 골라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달리 판타지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치유물을 많이 보았다. 그러던 중 항상 치유물을 그려온 후은 작가가 <숲 속의 미마>라는 신작을 연재하기 시작했고, 이전 작품들과 같은 장르일 것이라는 생각에 편안히 보기 시작했다. 이후 작품이 완결됐을 때, 나는 몇 날 며칠을 커다란 후폭풍에 휩싸인 채 보냈고 심지어 그 이상한 기분을 다시 느끼려고 즉시 정주행을 시작했었을 만큼 나의 인생작이 되었다.

숲 속의 미마 메인화면. 사진=네이버웹툰
'숲 속의 미마' 소개화면.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 웹툰 <숲 속의 미마>는 후은 작가의 세 번째 작품으로 2014년 1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연재됐다. 이 웹툰은 이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완벽한 존재인 미마라는 한 마법사가 등장하며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다. 그는 무한한 마력을 갖고 있는 요정왕 라빈의 곁에서 자신이 속한 세상의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며 세상을 완벽히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뜻과는 다르게 일은 자꾸만 꼬여가고 복잡해기 일쑤이게 된다. 미마는 이런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어떻게든 자신의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한다는 것이 주요 줄거리이다.

이 작품은 총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현대, 2부는 과거 고대의 이야기이고, 3부는 고대와 현대의 이야기가 모두 존재해 3부 동안 주인공의 완벽한 세상 만들기를 볼 수 있다. 그림체는 후은 작가의 기존 작품들과 같이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동화 같은 그림체이다. 때문에 그림으로 인해 거부감이 드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감상에 있어 더욱 몰입할 수 있고 보기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림에서 기존 작들과 다른 점은 서양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물이라 곡선보다는 직선을 이용한 그림이 많다는 것이다.

이 웹툰을 인생작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러한 동화 같은 그림체와 상반되어 엄청난 괴리감이 느껴지는 스토리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미마는 자신 주변의 모든 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라빈의 바람에 맞추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누군가 행복해졌을 때 또 다른 누군가는 불행해지는 안타까운 스토리가 이어진다. 즉, 이 작품은 완벽하지 않은 세상에서 억지로 완벽을 만들려고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동화 같은 그림체로 아무렇지 않게 알려주는 잔혹한 판타지이다. 반전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은 많지만, 이렇게 그림과 스토리에서 괴리감이 큰 웹툰은 처음이기에 그 반전 매력이 더욱 상당했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우리들은 이따금 여행을 가거나, 학교에서 발표를 할 때 계획한 대로만 하면 완벽하게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계획은 틀어지게 되는 것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숲 속의 미마>는 미려한 그림체와 큰 괴리감이 느껴지는 스토리로 현실에서 완벽한 결말을 바라는 우리들에게 그런 것은 없다는 충고를 남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후반부에 해당하는 3부 24화에서 약초학에 능통한 루카라는 인물이 미마의 보호를 받다가 테러 집단에게 납치를 당한 후 불평등한 세상을 함께 바꾸자는 그들의 말에 반박하는 부분이다. 처음부터 이 세상 그 어디에도 모두가 동등한 것을 누리고 결론이 똑같은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미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박하는 루카를 보고 마음을 졸이면서도 우리에게 하는 말인 것 같아 착잡함도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각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가 별로 없다시피 해서 인물이 굉장히 입체적이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완벽한 세상 만들기’라는 주제에 더욱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잔혹하거나 사실적인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화 같이 아름다운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본 사람들이 있다면, 이 작품을 강력히 추천한다.

신재화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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