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탐방] 만남의 시작과 끝까지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미디어탐방] 만남의 시작과 끝까지 '사랑에 대한 모든 것'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1.05.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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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탐방]은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뉴스작성기초1 수강생들이 수업을 통해 완성한 결과물로, 미디어 영역의 가장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리뷰입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 공식포스터. 사진=네이버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 공식포스터. 사진=네이버영화

<The Theory of Everything-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하여 만든 로맨스영화이다. 영화는 그의 삶을 통해 사랑의 달달함만이 아닌 다양한 이면에서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천재적인 물리학도 스티븐 호킹이 파티에서 매력적인 여성 제인 와일드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우주 물리학을 연구하며 제인과 사랑을 키워나가던 그는 어느 날 루게릭병이라는 2년의 시한부를 선고받는다. 영화는 점차 걷는 것, 말하는 것, 쓰는 것이 힘들어져 절망에 빠지는 스티븐과 곁에 남아 그가 자신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제인의 모습들을 따라가며 전개된다.

스티븐 호킹을 연기한 배우, 에디 레드메인에게 앓지 않는 병을 연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자칫하면 영화에 대한 관객의 몰입도를 방해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배우는 시청하는 사람들이 실제 스티븐 호킹을 촬영한 영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게끔 했다. 그의 연기가 로맨스영화를 보는 동시에 한편의 인물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게 만든 것이다. 그만큼 그의 연기는 완벽했고 배우를 보기 위해 영화를 볼 수도 있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배우의 연기는 물론, 곳곳에 숨어있는 연출을 찾는 것도 영화의 묘미였다. 영화에선 스티븐이 루게릭병을 앓게 되면서 생겨나는 그의 감정 변화를 카메라로 연출한다. 병을 선고받는 순간과 병으로 인해 휠체어에 타게 된 순간에 스티븐이 보는 세상은 광각렌즈로 촬영한 듯이 휘어있다. 그 효과는 비현실적인 느낌을 받게 한다. 마치 꿈을 꾼다고 여기고 싶을 만큼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스티븐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영화 곳곳에서 스티븐과 다른 등장인물들의 구도는 그가 학술적인 능력을 인정받아 바라던 미래에 다가간 듯 보여도 그 속의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없다는 절망감을 연출한다. 색감을 이용한 연출은 등장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표현하는 것으로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감독은 어려울 수 있는 물리학의 이론을 영화 속 하나의 장치로 잘 녹여냈다. 영화 속 스티븐 호킹의 궤적 끝자락에서 그의 삶은 제인을 처음 만났을 때로 되감기 된다. 우주가 한 점에서 시작되었다는 그의 이론처럼 그의 역사도 한 점, 바로 제인을 만난 것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 되감기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스티븐 호킹이 병을 앓기 전 모습이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다. 아픔의 전후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관객들이 체감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장치는 심적으로 병을 견뎌낸 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실감 나게 만들며, 절망스러운 현실을 가진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사랑에는 달콤함과 동시에 씁쓸함, 짭짤함 등의 다양한 이면이 존재한다. 영화는 이러한 이면들을 잔잔한 서사로 보여준다. 영화의 후반에서 제인이 “난 최선을 다했어”라고 말할 만큼 스티븐과 제인은 달콤할 때나 씁쓸할 때나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랑의 끝이 늘 행복일 순 없어도 서로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서로를 사랑했지만, 그 끝이 상대방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건과 일화들이 많은 요즘이다. 그로 인해 만남에 두려움까지도 생기는 현실에서, 갈라짐마저 서로를 배려하는 것으로 해답을 제시하는 이 영화를 보며 우리도 그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어떨까?

임선희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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