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영화] 한국 엑소시즘의 대표적인 두 작품
[영화와 영화] 한국 엑소시즘의 대표적인 두 작품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1.02.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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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감이 뛰어난 '검은 사제들', 다양한 볼거리의 '사자'

평소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보기 때문에 영화에 관한 주제를 선정하여 작성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떤 작품을 비교할지 고민하였는데 최근 영화채널에서 ‘사자’를 방영하는 것을 보고 같은 장르의 영화인 '검은 사제들'이 생각났다. 두 작품 다 엑소시즘, 구마를 바탕으로 한 미스터리 장르의 작품이다.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들은 외국영화가 다반사이며, 한국 영화작품 중 이러한 장르는 다른 장르들에 비해 찾아보기 어렵다. 종교적인 특색도 나타나고 사람들에게 있어 다소 생소하여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바이기도 하다. 이 장르에 있어 한국영화 중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은 검은 사제들과 최근 작품인 사자이다. 두 작품 다 개봉했을 당시 영화관에서 봤었는데 아직까지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 깊게 본 영화들이며, 다소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기 때문에 이 두 영화를 비교 분석해보려 한다.

영화 '검은사제들'과 '사자'의 포스터. 사진=네이버영화
영화 '검은 사제들'과 '사자'의 포스터. 사진=네이버영화

퇴마 의식을 하는 신부와 격투기 챔피언

먼저 두 영화의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검은 사제들‘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의문의 이상증상에 시달리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구마 의식을 행하는 ‘김신부’(김윤석)와 김신부를 도와 함께 구마 의식을 행해야하는 ‘최부제’(강동원)가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자’는 어릴 적 아버지를 잃고 난 뒤, 세상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된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는 어느 날 알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손바닥에 생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통해 자신의 상처 난 손에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세상을 위험에 빠뜨릴 악의 존재를 찾는 안신부를 돕는 내용이다.

영화 사자의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영화 사자의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의식의 리얼리즘과 액션

엑소시즘은 악령을 쫓는 구마 의식을 말한다. 이 두 영화는 허구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작물이지만 실제 이루어지는 의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엑소시즘이 생소한 관람객들에게 어떻게 실제 엑소시즘을 구현해 보여주었는지가 이 영화 장르에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이며, 이를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연출방식이 사용되었다.

‘검은 사제들’ 같은 경우, 장면을 구성하는 방식에 있어서 퇴마의식이 행해지기까지의 준비과정과 인물들의 심리를 위주로 구성하였다. 영화의 내용 또한 대체로 구마 의식을 행하는 장면에 초점을 맞췄는데, 영화 후반부에는 40분 가까이 구마 예식 장면으로 이뤄져있다. 또한 김신부와 최부제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악령이 들어간 소녀가 다양한 목소리와 언어로 말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은 악령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켜 나타냈다. 주요 장면인 의식은 실제 의식에서 사용되는 노래, 소품, 언어 등을 구사하며 리얼리즘을 증폭시켰으며,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도를 높였다.

반면 ‘사자’의 경우, 윤후라는 주인공에게 초점을 맞춰 내용이 전개된다. 주인공의 삶이 사제와 관련되지 않았으며 오로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난 안신부를 통해 구마 의식 능력을 발휘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구마 의식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의식을 행하는 부분에 있어서 윤후의 능력을 잘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 방법으로 액션을 선택하여 장면을 구성한 부분이 많았으며, 주인공의 어려움 극복과 윤후와 안신부의 관계성을 부각시켰다.

이렇듯 두 영화는 스토리의 중점이 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연출부분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인다. ‘검은 사제들’영화에서의 리얼리즘에 주목한 연출, ‘사자’영화에서의 액션에 주목한 연출이라는 다른 부분을 확인했다. 결국 스토리와 연출이 연결돼 같은 엑소시즘을 다룸에도 서로 다른 전개, 연기, 영상으로 넘어가는 이유가 된다.

영화 검은 사제들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영화 검은 사제들의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연기파 신부, 라이징 스타 부제

두 작품에 있어 신부와 부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이 역할을 맡은 배우로는 김윤석, 강동원, 안성기, 박서준이다. 김윤석 배우와 안성기 배우는 오랜 세월 연기를 해온 일명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 작품들에 있어서도 믿고 보는 배우로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김윤석의 대표작으로는 ‘1987’, ‘남한산성’,‘미성년’ 등이 있고, 안성기의 대표작은 ‘부러진 화살’, ‘종이꽃’, ‘신의 한 수’등이 있다.

‘최부제’역할을 맡은 강동원은 워낙 얼굴이 잘생긴 것으로 유명한 배우이기 때문에 연기를 잘하는 편이지만, 연기하는 캐릭터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강동원이 보인다는 평을 많이 받았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최부제라는 역할을 잘 소화했다라는 평을 받고 있다. 영화를 위해 일주일간 라틴어와 기도문을 외우는 등 노력을 보였다. 강동원의 대표작으로는 ‘반도,’ ‘마스터’, ‘검사외전’등이 있다. 박서준은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배우이다. 꾸준히 연기하면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은 배우로써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선보인 경우가 많고, 드라마 대부분이 흥행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박서준의 대표작으로는 ‘청년 경찰’, ‘악의 연대기’등이 있다. 두 작품 모두 사람들이 좋아하며, 믿고 보는 연기라는 평을 받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했기 때문에 이목을 끌기도 하였다. 또한 중년의 배우와 젊은 배우가 파트너를 이뤄 영화를 이끌어간 공통점이 있다.

영화 검은사제들의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영화 검은사제들의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중세 퇴마의식과 현대의 CG 퇴마

엑소시즘을 다룬 기존 해외의 영화를 보거나 실제 엑소시스트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구마 의식을 행할 때는 필요한 도구들이 많은 편이다.

‘검은 사제들’은 이를 매우 잘 구현해내었다. 소금, 성수, 기구들, 노래 플레이어, 돼지 등 다양한 소품들을 통해 구마 의식을 행하는 장면에 대해 리얼함을 더했다. 그리고 악령에게서 소녀를 구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신부도 있지만, 21세기를 지내면서 엑소시즘을 하는 것에 있어 사회적으로 눈치를 보는 종교단체의 현실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반면 ‘사자’ 같은 경우 구마 의식을 행할 때 성수와 간단히 필요한 기구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주인공 윤후가 실제 부제가 아니었고, 손에서 나오는 능력으로 퇴마를 했기 때문에 구마 의식에 행해지는 소품들은 다소 부족하였다. 그렇지만 주인공의 퇴마능력인 ‘손의 빛’과 악의 편인 검은 지신의 몸을 분장과 CG로 생동감을 더했다.

클래식과 현대음악이 표현한 오컬트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엑소시즘에 있어서 음악은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검은 사제들’은 음악의 활용에 있어서 큰 호평을 받았는데, 엑소시즘을 할 때 바흐의 칸타타 제140번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등 실제 중세 시대의 교회음악을 사용하는 장면을 연출하며 상황에 맞는 음악을 잘 선보였다. 음악이 삽입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직접 연출된 음악을 부름으로써 영화의 내용과 더 어우러짐의 효과를 나타내었다.

‘사자’는 액션을 하는 장면이나 주인공들의 관계성을 나타내는 장면에 있어서 박진감 넘치거나 흥미진진한 OST를 장면에 맞게 삽입하였다. 음악감독을 맡은 구자완은 드라마틱한 전개와 강렬한 쾌감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슬로바키아에서 오케스트라 녹음을 진행했다고 한다. ‘검은 사제들’에서는 중세음악을 중점적으로 활용했다면, ‘사자’는 현대음악을 많이 활용한 편이다.

구마하며 성장하는 최부제, 신부의 도움으로 성장하는 용후

‘검은 사제들’은 엑소시즘이라는 소재에 맞게 스토리 또한 엑소시즘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초반부터 각 역할들의 서사를 잘 표현하였으며, 그 역할들이 구마 의식을 행하고 악령과 싸우는 것에 있어 어려움도 있지만 그것을 이겨냈다. 신념을 가지고 힘을 합쳐 끝까지 노력한 모습과 희생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도와 뿌듯함을 가져오기도 한다.

‘사자’는 엑소시즘을 반영한 히어로물에 가깝다. 스토리의 전개가 구마 의식이 주된 목적이 아닌, 용후의 성장과정으로 이어졌으며 악령을 쫓을 수 있는 주인공의 능력은 왜 발현되었는지 등의 스토리 개연성은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다. 대부분 영화의 스토리보다 배우의 연기를 봤다고 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용후가 자신의 아픔을 딛고 성장해가는 과정이 좋았다는 평도 있다. 신부와 용후의 관계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연상하게 한다.

영화 사자의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영화 사자의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두 작품의 공통점과 차이점

‘검은 사제들’과 ‘사자’라는 두 영화의 공톰점은 엑소시즘을 기반으로 영화를 제작했으며, 중년의 연기파 배우와 2~30대 젊은 라이징 스타가 주연을 맡았다. 또한 박소담과 우도환이라는 신예배우를 발굴한 작품이다.

두 작품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검은 사제들은 구마 의식을, 사자는 개인의 성장, 액션을 중점으로 둔 작품의 연출을 방법이 다르며, 스토리의 진행 방식에 있어 용후라는 개인의 초점과, 김신부, 최부제 둘 이상의 초점으로 나뉜다. 또한 음악삽입에 있어 중세음악과, 현대음악으로 나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검은 사제들’은 544만명의 흥행을 기록하였으며 10대 ~ 50대에게 별점 8~9점을 받았고 이에 대한 평가는 7.517명이 남겼다고 한다. 반면 ‘사자’같은 경우 161만명의 다소 아쉬운 흥행성적을 기록하였으며 10대 ~ 50대에게 별점 7~8점을 기록하였다.

‘검은 사제들’과 ‘사자’라는 두 작품을 비교분석해보았는데‘ 참 같은 장르의 영화이지만 다양한 요인들을 가지고 분석할 수 있구나 싶었고, 알고 있던 영화였지만 분석을 해보니 보는 시각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봄에 있어서 시각을 넓히고 싶다면 비교분석해보는 활동이 좋은 것 같다. 이러한 공통적인 요소는 영화를 보면서 각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검은 사제들은 리얼한 구마 의식을 보고 싶은 사람이, 사자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보고 싶은 사람이 보기에 좋은 영화 같다.

신현선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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