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영화] 모두가 한 번쯤 꿈꾸었을 이야기, 라라랜드
[인생영화] 모두가 한 번쯤 꿈꾸었을 이야기, 라라랜드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1.02.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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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영화]는 한림대학교 <영화의 이해> 수업을 통해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인생작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글입니다. [편집자말]

라라랜드 공식포스터. 사진=네이버영화
'라라랜드' 공식포스터. 사진=네이버영화

<라라랜드>는 <위플래쉬>를 제작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뮤지컬 영화이며 현재 왓챠플레이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영화는 꿈에 관한 이야기다. 이 영화의 제목인 La La Land는 로스앤젤레스라는 뜻과 꿈의 세계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내용 또한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두 주인공의 꿈에 대한 이야기다.

비인기 장르가 되어버린 재즈를 그 어떤 음악보다 사랑하는 남자 세바스찬과 배우가 되기 위해 여러 오디션을 다니며 고군분투하는 여자 미아가 서로의 꿈을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연인으로 발전한 두 주인공은 상대방과의 안정적인 생활이나 마땅한 보상 없는 좌절들 때문에 현실과 타협하고 꿈을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상대방의 도움으로 다시 도전하고, 꿈을 이루는 이야기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또 다른 영화인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위플래쉬의 피와 땀이 섞여 흐르는 음악에 대한 광기와는 달리 라라랜드는 꿈에 대한 올바른 마음과 열정만 있다면 우연한 기회로 성공할 수 있다는 다소 부드러운 이야기다. 이는 ‘La La Land’의 두 번째 뜻인 꿈의 세계와 관련된 부분이다. 보통 이 두 번째 의미는 부정적으로 많이 쓰인다. 현실성이 없거나 허무맹랑한 사람을 욕하거나 훈계할 때 ‘라라랜드에서 빨리 깨어나!’와 같이 쓰인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오히려 이를 이용하여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세바스찬과 미아와 같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에게 현실감이 없다며 비판할 사람들을 풍자했다. 마치 ‘라라랜드에 살면 어때?’라고 말하는 것처럼.

'라라랜드'의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라라랜드'의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라라랜드는 영화 시작 후 5분이 다 되어서야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5분의 시간 동안 이 영화는 뮤지컬이며, 어떤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을 알려주는 공연이 진행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색채와 명암의 활용이다. 그때그때 자연스럽게 등장인물을 상징하는 색을 부여하고, 그들의 의상과 배경이 되는 세트, 소품에도 내용에 부합하는 색을 사용했다. 뮤지컬 영화답게 진행 중 소품을 자주 사용하는 배우들의 보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높은 구두를 신고 있던 미아가 자연스럽게 신발을 갈아 신고 세바스찬과 함께 저녁 하늘을 배경 삼아 언덕 위에서 탭댄스를 추는 장면은 라라랜드의 대표적인 명장면이라고 할 만큼 영상미가 뛰어나다.

특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후반 6~7분의 장면들은 그 특성상 많은 소품과 세트가 사용되었다. 이 대 등장하는 소품과 세트들은 그 목적이 이야기의 축약에 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내용이 담겨있다. 양이 제한된 시각 자료에 많은 이야기를 욱여넣다 보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미적인 부분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아름답지 않다면 눈을 돌리는 것이 사람들의 기본적인 심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의 세트와 소품은 모두 미적인 가치를 해치지 않고 그 의미들을 온전히 다 담았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아트디렉터가 누구인지 찾아보고 싶은 장면이다.

뮤지컬 영화인만큼 라라랜드는 음악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다. 첫 장면부터 매우 많은 수의 배우들이 차가 가득한 고가도로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한다. 굉장히 긴 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은 본격적인 노래가 나오기 전 정체되어있는 많은 차를 지나며 촬영하는데, 여기서 차마다 가지각색의 장르를 가진 음악들이 오디오에서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로 다루는 비인기 장르인 재즈는 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부분은 처음 봤을 때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시 보았을 때 알게 된 부분인데, 이제 정통 재즈는 아무도 듣지 않음을 표현한 감독의 연출에 감탄했다. 그 뒤로 나오는 첫 테마곡과 영화 중반부부터 나오는 두 개의 테마곡은 여러 버전으로 편곡되어 각각의 정서에 맞는 장면에 사용된다. 예를 들면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곡이 끝나고 등장한 주인공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중후반부 주인공이 좌절하였을 때는 느리고 어둡게 편곡되어 영화에 삽입되었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처음 만났을 때 세바스찬이 연주하던 곡은 두 주인공이 관계를 쌓는 데에 큰 역할을 하며 감정을 나누는 주요 장면마다 나와서 세바스찬과 미아에 관한 모든 것을 의미하는 곡이 된다.

미아 역의 엠마 스톤은 영화 내에서도 배우 지망생의 역할을 맡아 실제 직업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세바스찬 역을 맡은 라이언 고슬링은 본인이 직접 피아노로 재즈라는 어려운 장르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심지어 손만 나와서 연주하는 장면도 대역이 아닌 본인이 직접 연주하였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라라랜드의 음악 작업이 끝난 순간부터 그가 하루에 2시간씩 일주일에 여섯 번이나 연습했기 때문이다. 라이언 고슬링은 연기력도 빼어난 배우지만, 이러한 것이 가능하다는 부분이 그를 캐스팅해야 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두 배우 모두 노래와 춤 부분에서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주어 뮤지컬 영화라는 한 장르에 굉장히 부합한 인물들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두 주인공이 5년 만에 재회하였을 때의 분위기는 상당히 대단하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는 그들이 떨어지기 전 평생 서로만을 사랑한다는 대사가 머릿속에서 겹치면서 서로의 꿈이 현실이 되고 이제는 다른 꿈을 꾸고 있음을 큰 대사 없이 전달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왔다. 서양의 사람들이 한국의 문화를 잘 모르듯, 나 또한 그들의 문화를 잘 모른다. 특히 일상생활에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더욱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직 서양 배우들의 복잡한 감정선을 잘 눈치채지 못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은 등장인물의 복잡한 감정선을 3년 전 나에게 똑똑히 전달시켜주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영화는 꿈을 꾸는 이야기이다. 그 외에는 다른 어떠한 주제도 이 영화에서는 부속품과 같다. 앞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될 사람들은 이러한 점을 꼭 기억하고 영화를 관람하기 바란다. 영화보다는 한국의 몇몇 드라마를 더 많이 보고 좋아하는 나는 어떤 장르든 멜로와 로맨스가 없으면 보지 못했지만,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보았을 때 이 영화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영화계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은 “영화란 지루한 부분들이 커트 된 인생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영화가 그의 말을 잘 대변해주고 있겠지만 이 영화의 후반 6~7분은 영화 속 등장인물인 두 주인공에게도 영화 같은 부분이다. 세바스찬의 피아노 선율을 타고 미아에게 전달되는 이 장면이 미아에게 어떻게 다가왔을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오히려 모르는 채로 남는 쪽이 영화가 끝나고 여운을 감상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나는 이 영화에 10만점의 평점을 매겨야 한다면 망설이지 않고 10점을 매길 것이다.

이준우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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