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나] 마음이 시릴 땐 '유 퀴즈 온 더 블록'
[미디어와 나] 마음이 시릴 땐 '유 퀴즈 온 더 블록'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1.02.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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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나]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뉴스작성기초1 수강생들이 수업을 통해 1. 나와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가장 좋아하는 미디어 영역의 무엇인가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글입니다.[편집자말]

나에겐 꽤 오래된 동경이 하나 있다. 바로 서울살이다. 20년을 시골에서 보낸 나는 서울 사는 친구를 만날 때면 매번 부러운 눈빛을 숨길 수 없었다. 그들이 가진 수많은 접근성이 너무나 부러웠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상경을 꿈꿨던 나는 간접적으로 서울을 접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청했고 알고리즘 덕으로 우연히 유 퀴즈 온 더 블록 ‘SEOUL’ 편을 시청하게 되었다.

사진=유 퀴즈 온더 블럭 홈페이지 메인홈 캡쳐
사진=유 퀴즈 온더 블럭 홈페이지 메인홈 캡쳐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2018년을 시작으로 2020년 현재 시즌 3을 잇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두 명의 MC 유재석, 조세호가 각각 큰 자기, 작은 자기로 불리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시민을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들은 10~20분가량의 인터뷰가 끝나면 시민을 대상으로 유 퀴즈를 진행하고 정답을 맞힐 시 100만 원을 수여 한다. 정답을 맞출시엔 재도전할 기회도 함께 주어진다. 이때, 실패하면 얻었던 100만 원을 잃지만 성공 시 200만 원을 얻는다. 여기서 사람들의 선택과 집중을 관전하는 쫄깃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인터뷰와 퀴즈가 끝나면 유재석은 인터뷰에 응답한 모든 시민에게 공통 질문을 던진다. 특히, ‘SEOUL’ 편 질문은 상당히 인상 깊다. 그 중 “내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이란?”이란 질문과 초등학생의 대답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질문에 대해 어른은 대부분 아프지 않거나 남들처럼 사는 것을 평범한 삶으로 정의했으나 초등학생 강건하(11세)는 달랐다. 그는 “돈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적지 않으면서 유명하지 않고 그냥 동네 아줌마 아저씨랑 같이 사는 사람”이라고 했다. 건강한 삶을 얻는 것, 직장을 얻는 것 모두 어쩌면 바람이 담겼다고 할 수 있다. 아무런 바람이 담기지 않은 초등학생의 순수한 대답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렸다.

유 퀴즈의 매력 중 하나는 잘 알려진 공인을 인터뷰하는 것이 아닌 평범한 시민을 인터뷰하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그야말로 길거리 토크의 정석을 보여준다. 유재석과 조세호는 길거리를 지나가시는 모든 시민에게 반갑게 인사한다. 서로가 분리된 사회에서 건네는 그들의 인사는 차가웠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준다. 여름이면 땀을 흘리며 일하시는 분들께, 겨울이면 추위를 견디는 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며 그들과 시청자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

MC들과의 인터뷰가 끝나면 PD와의 개인 인터뷰도 함께 진행된다. 인터뷰 스토리에 맞는 사진을 띄우며 목소리와 BGM을 삽입하는 편집 방식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삶에 공감하게 만든다. 적절한 효과음과 배경음악은 그의 일상을 어루만져주어 더욱 부드럽게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색감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추억을 이야기할 땐 노이즈 효과나 빛바랜 색을 입혀 과거로 다가가는 시간을 단축시킨다.

매번 새로운 도시를 여행하는 특성에 맞춘 인트로 영상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소개 중인‘SEOUL’ 편은 BTS의 ‘SEOUL’ 가사를 음미하며 시작한다. 삽입된 가사는 다음과 같다. ‘차가운 새벽 공기에 남몰래 눈을 뜨네 이 도시의 하모니 난 너무나 익숙해 내 어린 나날들은 아득하고 빌딩과 차들만 가득해도 이젠 여기가 나의 집인걸 SEOUL, SEOUL’. 동시에 서울의 풍경이 펼쳐지며 각종 노동자들, 어린이들의 모습을 음악에 맞춰 카메라에 담는다. 서울 사람들이 생각하는 서울의 의미를 인터뷰한 장면을 삽입하여 오늘의 주제를 인트로에 미리 보여준다. 이는 서울 도시에 어울리는 트렌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뽐내며 시청자의 채널을 고정시킨다.

서울살이의 궁금증으로 시청한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서울살이 이상의 것을 보고 느끼게 해준 프로그램이었다. 도시에 대한 궁금중 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고 해답을 찾아주는 보기 드문 프로그램으로 인생의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은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

박현진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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