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바치는 드라마
[미디어와 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바치는 드라마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1.01.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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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

[미디어와 나]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뉴스작성기초1 수강생들이 수업을 통해 1. 나와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가장 좋아하는 미디어 영역의 무엇인가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글입니다.

시청률은 1%대로 저조했지만 종영한지 6개월이 지난 올해 3월까지 넷플릭스 ‘한국 top10’ 안에 있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다. 드라마 보조 작가 진주(천우희), 다큐멘터리 감독 은정(전여빈), 드라마 제작사 팀장 한주(한지은), 20살에 처음 만나 30대가 된 3명의 삶을 담고 있다.

나 또한 넷플릭스에서 이 드라마를 접하고 뒤늦게 보게 되었다. 시청률 10%는 충분히 넘었을 것 같은 드라마가 흥행하지 못해 아직까지도 많은 아쉬움을 산다. 드라마의 주 시청자 층을 생각해 보면 시청률이 저조했던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드라마의 주 시청자이 20·30대 보다는 중장년층인 것을 고려했을 때 30대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것도 조금은 진지한 이 드라마를 보지는 않을 것이다. 과연 40·50대 분들이 30대에 들어선 여성 중심 서사 드라마를 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뒤늦게라도 이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이병헌 감독의 연출의 힘이 크다. 이 드라마는 1000만 영화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이 연출, 집필했다. 막 20살이 된 세 남자의 성장기를 다룬 영화 ‘스물’에서는 스무 살의 청춘을 그렸다면 ‘멜로가 체질’에서는 30대의 성장기를 그려 청춘들의 고민들을 다뤘다. 자칫 유치하고 신파적일 수 있는 내용을 웃음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이병헌 감독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이 드라마에서도 잘 녹아져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사회적 현실을 놓지 않으면서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오빠라고 부르기를 강요하는 회사에 한주는 오히려 ‘오빠’를 남발하고 있다. 이병헌 감독의 재치가 보인다.
오빠라고 부르기를 강요하는 회사에 한주는 오히려 ‘오빠’를 남발하고 있다. 이병헌 감독의 재치가 보인다.

‘멜로가 체질’ 제목을 보면 멜로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맞다. 진주, 은정, 한주의 로맨스가 나온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랑에 빠진 여자 주인공을 그리지는 않는다. 남녀의 사랑을 넘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회 초년생, 혼자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는 워킹맘, 화려함 속에 외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연예인 그리고 성소수자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 있는 고민들을 다루고 있다.

감독은 어쩌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배우들로 작품을 만들었다.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은 새로운 배우의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천우희 배우나 안재홍 배우를 제외하고 다소 낯선 배우들이 주연을 맡고 있다. 전여빈 배우, 한지은 배우는 첫 주연 드라마이기도 한데 연기를 보다보면 그 매력에 빠지게 된다. 캐릭터들이 다 매력적이지만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이 드라마를 계속 볼 수 있었던 원천이다.

누가 주인공이라고 뽑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계속 나온다. 주인공 3명만큼 이나 비중 있던 캐릭터로 나오는 소민(이주빈)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진주, 은정, 한주와 함께 대학교를 다녔지만 멀어진 소민은 30대가 된 지금 다시 이 3명을 만나게 된다. 멀어진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대답하고 (진주는 자신과 놀아주지 않아서, 한주는 자기보다 예뻐서, 은정은 진주, 한주가 은정만 좋아해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소민이 부러워 많은 사람들이 이 캐릭터를 좋아했는지 모른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 힘들 때는 그 감정을 느끼며 일을 위해 썰매를 탄다. 소민을 통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그 감정을 가지는 것은 정상이라는 것을 보여줘 캐릭터에 매력을 더한다.

이 드라마의 OST 또한 많은 이슈가 되었다.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샴푸향이 느껴진거야’는 이 드라마의 OST로 유명한데 이 곡은 드라마 상에서 ‘벚꽃엔딩’과 같이 히트한 노래로 나온다. 배우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며, 이 드라마에 감칠맛을 첨가한다. 지금은 제2의 벚꽃엔딩이라고 부르며 드라마를 보지 않았더라고 이 곡을 아는 사람은 많다. 그리고 권진아의 ‘위로’는 은정이 죽은 남자친구(홍대)의 환영을 볼 때마다 나온다. 갑작스러운 병으로 일찍 세상을 뜨게 된 남자친구가 이 세상에 없는 상황에서 네가 나에게 큰 위로였으며 네가 있어 내가 존재했다는 노래이다. 장면과 OST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이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홍대의 부재를 인정하고 세 친구와 동생에서 용기를 내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OST ‘위로’가 흘러나온다.
홍대의 부재를 인정하고 세 친구와 동생에서 용기를 내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OST ‘위로’가 흘러나온다.

20·30대가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이유는 현재 자신의 상황처럼 너무나 공감되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갈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험난한 21세기를 살아갈 청춘들에게 알려주는 길라잡이 같은 드라마. 우리가 살아갈 사회에서 지치고 힘들 때마다 찾아보게 될 것 이다. 꽃길은 사실 비포장 도로였던 것처럼 말이다.

김세원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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