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배우다] 새로 정의되는 가족, 이에 대한 보도
[뉴스를 배우다] 새로 정의되는 가족, 이에 대한 보도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1.01.1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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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배우다]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커뮤니케이션 개론 수강생들이 수업을 통해 언론의 정파성에 대해 확인한 뒤 하나의 주제를 스스로 정해 보도 차이를 비교/분석하며 느낀 점을 남긴 글입니다. [편집자말]

과제를 처음 받았을 때는 언론의 정파성에 대해 가장 뚜렷하게 나뉠 수 있는 사건들을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가장 관심 있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키워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앞으로 과제를 진행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선정한 키워드는 바로 ‘자발적 비혼모’이다. ‘자발적 비혼모’는 결혼을 하지 않고 자발적 의지로 선택하여 아이를 낳거나 입양해 키우는 여성을 말한다. 나는 두 아이를 품었었고, 앞으로 또 임신 계획이 있기 때문에 이 뉴스기사가 보이면 돌리던 채널도 멈추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도 기사를 지나치지 못했다.

2020년 11월 16일, 일본인 연예인 사유리가 ‘자발적 비혼모’가 되기를 선택해 출산하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 정자를 기증해줄 병원은 존재하지 않았고, 사유리는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들은 이것을 우리나라의 큰 문제점이라 지적했고, 뉴스에서도 최근 ‘낙태법 개정안’과 연관 지어 이 사건을 보도하기도 했다.

먼저 날짜별, 전체 보도 건수를 살펴보았다.(<표 1> 참고) 전체 보도 건수는 중앙일보가 18건을 보도하면서 가장 많았다. 사유리가 출산했다는 것을 밝힌 다음 날, 중앙일보에서는 총 8건으로 가장 많은 보도를 하였으며, 토요일인 21일을 제외하면 꾸준히 보도를 내었다. 경향신문에서도 17일부터 꾸준히 보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한겨레신문은 일주일간 관련 보도가 1건으로 가장 적은 기사를 내었다.

다음은 (한겨레를 제외한) 4개의 언론사 뉴스 헤드라인에서의 차이를 살펴보았다.(<표 2> 참고) 주로 인용형과 의문형 헤드라인을 사용했는데, 조, 중, 동에서는 논란이 일었다는 내용을 메인에 세웠고, 경향신문에서는 그에 대한 해명과 정부에서도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 중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조, 중, 동에서는 ‘불법’, ‘불가능’, ‘논란’, ‘논쟁’ 등의 부정적인 단어와 ‘사유리가 한국여성이라면?’이라는 의문문을 사용하여 우리나라 정자 기증제도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반면 경향신문에서는 ‘제도개선’, ‘논의’, ‘오해’, ‘축하’ 등의 단어를 선택하였다.

조, 중, 동에서는 한국에서 ‘자발적 비혼모’가 불법이라는 것과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것이 ‘논란거리’가 되었으며, 현 정부의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심지어 한 기사에서는 ‘미래 인구 시뮬레이션의 결과가 섬뜩하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데, 이것은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보여 진다.

경향신문에서는 이러한 논쟁을 잠재우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는 등 다양한 가족형태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기사에 담았다. ‘자발적 비혼모’가 한국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하였다. 구체적으로 ‘생명윤리법은 금전 등을 조건으로 한 정자 제공을 금지하고 있을 뿐 비혼 여성이 정자를 공여 받는 시술을 금지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병원들의 문제’라는 것을 강조하며 현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4개의 언론사에서는 공통적으로 사유리의 ‘자발적 비혼모’ 선택을 응원하며,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된 과정과 ‘자발적 비혼모’가 우리나라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에 대한 내용을 보도를 하고 있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갈수록 임신이 될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임신을 위해 마음이 맞지 않는 남자와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사유리는 정자 기증을 받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 정자를 기증해줄 병원은 존재하지 않았고, 결국 사유리는 본국인 일본으로 건너가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내용과 사유리의 선택이 용감한 결정이었다는 것, 출산한 것에 대한 축하의 내용, 우리나라에서 비혼모에게 정자 기증이 불가능하다는 것 등 팩트에 대한 정보들은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같은 내용을 담은 기사일지라도 언론사 별로 선택한 어미에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한정애 의원이 ‘자발적 비혼모는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병원의 문제다.’라고 이야기한 것을 작성한 기사를 살펴보았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서는 ‘~하기를 촉구했다.’, ‘~라고 지적했다.’와 같이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어미를 주로 사용한 반면, 경향신문에서는 같은 내용을 담더라도 ‘~를 지목했다.’, ‘~라고 설명했다.’와 같은 어미를 사용하여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 않도록 노력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지난 18일, YTN에서 보도한 기사이다. 앞서 분석한 5개의 언론사에서는 보도되지 않은 내용으로 ‘정자 기증’에 관련된 전문가의 의견을 담아 구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재단법인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이자 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박남철 교수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런 경험(비혼모 인공수정)들이 30년간 있었다. OECD 대부분 국가에서 비혼 여성이 비배우자 인공수정으로 출산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것은 비혼모 인공수정이 불가능한 우리나라의 행태를 지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전문가의 말을 인용할 경우, 구독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뿐 아니라, 제공한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게 된다.

“My body, my choice!” 이 구호는 ‘낙태죄 폐지’를 위해 시위하던 여성들이 외치던 말이었다. 하지만 사유리의 출산으로 인해 ‘자발적 비혼 출산’에 대한 선택을 하게 해달라는 여성들 또한 같은 구호를 외친다. “내 몸에 대한 나의 선택을 존중하라.” 이것이 바로 ‘자발적 비혼모’와 ‘낙태죄 폐지’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원하지 않는 아이를 낳지 않을 권리’, ‘원하는 아이를 낳을 권리’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문제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달 전, 정부가 ‘낙태죄’에 대한 처벌조항을 유지한 ‘낙태죄 개정안’ 입법을 예고하면서 불거진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태아의 생명 존엄에 대한 논란은 사유리가 비혼 여성으로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출산)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과 맞닿아 있다.

사유리의 선택은 전통적 결혼제도의 종말을 뜻한다. 지금까지 ‘독박육아’, ‘시월드’ 같이 결혼과 함께 딸려오는 생활은 여성이 원하지 않더라도 아이를 보는 기쁨과 행복 앞에서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엄마는 그런 가족 구조 속에서만 가능하니까. 하지만 이제 세상은 달라지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 아니라 아빠가 없이 혼자라는 막연한 두려움 앞에 우리가 외면했던 길이 열린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은 대중들에게 방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을 보고, 출근길 버스에서 라디오를 틀어주고, 스마트폰으로 서칭하다 스치듯 인터넷 기사를 보고, 저녁식사를 하며 뉴스를 시청한다. 항상 우리는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론은 항상 투명하게 사실만을 적시해야한다. 하지만 이렇게 기사를 분석하다보니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내용을 다룬 기사라 하더라도 언론사에 따라 단어 선택이나 어미가 다른 것이 생각에 큰 차이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언론은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내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기사를 쓰는 기자 또한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이나 태도가 어쩔 수 없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뉴스는 사회 현상을 정의하고 재정의하는 과정이며, 특정 시각을 중심으로 현실을 재구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중들은 뉴스를 접할 때, 객관적이고 비판적이며, 분별력을 지니고 창의적으로 정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박소선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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