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집 앞 난리통, 분통 터지는 주민들
조두순 집 앞 난리통, 분통 터지는 주민들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12.18 0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적 응징? 정의 구현 의미 퇴색돼

조두순 지역주민 극심한 피해 호소

“당신들 12년 전에 뭐 했나?” 일침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한 후 그가 사는 집 앞은 유튜버들의 놀이터가 됐다. 아동 성폭행 혐의로 12년 만에 출소한 조두순(68)의 경기 안산 거주지에 찾아가 항의를 하거나 방송을 하며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정의를 구현한다며 ‘사적 응징’을 목적으로 모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의미는 퇴색했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5시까지 접수된 민원만 101건에 달한다.

조두순이 사는 주택의 가스배관을 잠그는가 하면, 조두순의 집으로 자장면을 주문하고 배치된 경찰들 앞에서 ‘먹방’을 하는 등 눈살을 찌푸릴 만큼 자극적인 장면이 속출했다. 지난 12일 조두순의 집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제지하던 경찰을 폭행한 20대 남성을 비롯해 집 뒤편 가스배관을 타고 조두순의 집으로 침입가려던 10대 남학생과 그 남학생의 연행을 몸으로 막은 50대 남성이 붙잡혔고, 지난 13일 조두순을 만나겠다며 찾아왔다가 경찰을 폭행한 20대 남성이 입건됐다.

경찰은 조두순 출소 당일 호송차 지붕 위로 올라가거나 차량을 발로 차 부수는 등 소란을 피운 유튜버 3명과 조두순의 집 앞에서 인터넷 방송을 하다가 시비가 붙어 싸운 유튜버 2명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8명을 입건한 경찰은 15일부터 본격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근 지역 한 주민은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봐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그는 “여기 방송하는 사람들, 당신들 12년 전에 뭐 했나? 왜 이제 와서 이러나? 12년 전에 선고 받았을 때 피해자 가족이 법원 앞에서 피켓 들고 할 때 당신들은 뭐 했는데, 왜 이제 와서…”라며 “당신들 구독자 수 늘리고 별 풍선 구걸하는 거 아니냐”며 꼬집었다.

조두순 거주 지역 주민자치위원장과 통장협의회장, 새마을지도자회장, 새마을부녀회장 등 주민자치단체 대표들은 안산단원경찰서장에게 탄원서를 보내 "조두순의 거주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던 주민들은 놀라움과 걱정에 가슴이 무너지는 심정"이라며 "언론사 기자는 물론 유튜버들로 인해 주민들의 불안감과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일부 유튜버는 조두순이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도 밤을 새워가며 고성을 지르고, 이웃집 옥상에 올라가거나 서로 싸우기도 한다"며 "일정 지역을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는 구역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조두순 거주지 인근 주민 안전을 위한 조치로 무술 유단자 청원 경찰 12명을 배치했다"며 "경찰과 법무부도 폐쇄회로(CC)TV를 모니터링해 상시 공유하는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불법행위나 주민 민원이 발생할 경우 엄중히 조사해 법규에 따라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조두순 집 반경 50m 안으로 인터넷 방송인들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경 대학생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