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심즈4 신규 확장팩에 욱일기-신사참배 논란
EA, 심즈4 신규 확장팩에 욱일기-신사참배 논란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10.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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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이용자에 대한 배려 부족

EA, 욱일기 문양 계속 사용해 물의

국내 이용자, 불매운동 동참 촉구

EA가 출시 예정인 심즈4 신규 확장팩 '겨울 이야기'가 욱일기, 신사참배 논란에 빠졌다. EA 스튜디오는 게임업체로 자사의 수많은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게임들을 EA 액세스(콘솔)와 오리진 액세스(PC)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월간 구독권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운영하고 있다.

EA 게임 중 하나인 심즈4의 10번째 확장팩 '겨울 이야기'는 겨울을 주제로 온천, 스키, 스노우보드, 암벽등반 등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된다. 국내 이용자들은 추가된 복장 아이템에 욱일기를 연상하게 하는 패턴이 있고, 신사를 참배하는 듯한 영상이 담겨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유튜브 SIMBA 채널 [한국 시머들이 EA에 분노한 이유 (신사 참배 논란)] 편 캡처.
유튜브 SIMBA 채널 [한국 시머들이 EA에 분노한 이유 (신사 참배 논란)] 편 캡처.

신사참배란 일제가 우리의 종교와 사상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시행한 민족말살정책이다. 이에 다수의 국내 이용자들은 아시아 지역 이용자들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불매 및 상호작용 제거 요구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심즈 유튜버 Baby HAPUM 채널' 캡처(좌), '심즈 유튜버 SIMBA 채널' 캡처(우) 
'피파20 게임 내 응원석 욱일기 논란 이미지'(좌), '심즈 게임 내 욱일기 논란 이미지'(우) 출처=심즈프리플레이 카페 

EA의 욱일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A는 심즈1부터 종종 아이템에서 욱일기 문양을 사용해 지적을 받았다. 또한 2019년 출시된 축구게임 피파20에서도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응원기가 발견돼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당시 EA 측은 욱일기 논란에 대해 별도의 언급 없이 지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EA의 이번 논란이 심즈 이용자들에게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겨 주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심즈는 생활 시뮬레이션 비디오 게임으로 유저가 심 세상에서 많은 일상을 보내기 때문에 문화들이 충돌할 요소가 많았다. 하지만 EA는 이런 문화, 종교, 정치 등과 관련해 늘 중립을 지켜왔고, 동성애 등 편견들을 깨버린 구성으로 칭찬받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욱일기, 신사참배 등을 반복하면서 한 민족의 아픔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이 국내 이용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유튜브 SIMBA 채널 [한국 시머들이 EA에 분노한 이유 (신사 참배 논란)] 편에 달린 댓글.
'심즈 유튜버 Baby HAPUM 채널' 캡처(좌), '심즈 유튜버 SIMBA 채널' 캡처(우) 

유명 심즈4 유튜버들도 영상을 통해 이번 문제를 지적하며 불매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특히 Baby HAPUM의 경우 영상 제목부터 노골적으로 불매 의사를 밝히며 이번 확장팩의 문제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는 추가 영상을 게시했다. Baby HAPUM은 영상에서 “(욱일기 관련해서) 2013년에 EA코리아 측에서 본사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렇다면 이후 출시된 게임에서는 더욱 경각심을 가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SIMBA 채널 [한국 시머들이 EA에 분노한 이유 (신사 참배 논란)] 편에 달린 댓글.
유튜브 SIMBA 채널 [한국 시머들이 EA에 분노한 이유 (신사 참배 논란)] 편에 달린 댓글.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EA가 식민지와 관련해 가해국의 손을 들어줬다는 뜻이다" "많은 패턴 중에 왜 전범기 패턴만 잃지 못하나" "한국 유저가 많은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몰랐다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을 넘은 것 같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용자 김모씨는 "다양한 문화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으나, 전반적인 콘텐츠의 맥락이나 내용 자체가 서구권에서 가지고 있는 일본 및 동양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유감스럽다"며 "그들의 역사 인식의 부재가 아직까지 남아 있고 글로벌 기업인 EA에서조차 사전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이러한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 심모씨 역시 "서양권이 갖고 있는 아시아의 인식을 알 수 있는 사례였다. EA가 아시아 지역 이용자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부족한 것 같다"고 실망을 드러냈다.

욱일기 논란은 EA뿐만 아니라 게임업계에서 끊이지 않는 문제 중 하나이다. 과거 배틀드라운드(PC&모바일), 월드오브워십, 페르소나 5 등에도 욱일기가 연상되는 문양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게이머들의 빈축을 샀다. 이후 사과하긴 했지만 이용자들의 떨어진 신뢰를 만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게임업계의 욱일기 사용 문제는 대부분 무지가 원인이다. 게임업체들이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아시아 지역 이용자들을 존중할 필요가 있으며, 업체 차원에서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사회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하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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