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 피해, 10·20대 수면 패턴 달라져
코로나 2차 피해, 10·20대 수면 패턴 달라져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08.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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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에 일어나 야밤에 온라인 강의 듣는 대학생

늦잠 고3생도 온라인수업 ‘비몽사몽’

춘천에 거주하는 휴학생 송모(25)씨는 평소와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꼭 필요한 경우에만 외출하고 집에서 하릴없이 누워 생활한다. 그러다보니, 밤낮이 바뀐 ‘올빼미족’이 돼버렸다. 낮 2~3시경 점심 먹은 후 식곤증에 잠들어버리고 저녁 7~8시 경에 기상하는 것이다. 다시 자려고 해도 밤에는 잠을 잘 수가 없다. 1주일의 절반은 이처럼 밤낮이 바뀐 채 살아가고 있다.

밤낮 바뀐 수면 패턴은 직장인 사이에서도 문제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27)씨는 평일은 낮 시간 회사에 있고 밤에 돌아오니 문제가 없지만 주말이 문제다. “원래 주말에는 약속을 많이 잡고 사람들을 만나 놀러 다니던” 김씨는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라 집에만 있다 보니” 낮에 잠들어버리곤 한다. 토요일에는 괜찮지만 일요일 오후에 잠들어 버리면 다음날 출근이 너무 힘들고 출근해서도 능률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사회적 격리 이후 낮밤이 바뀌는 것은 비단 20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남양주 S고등학교 3학년 최모(19)양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데 학교에 가지 않다보니 취침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처음엔 학교 갈 준비와 등교시간 등 합쳐서 1시간 정도 비니까 그 시간만큼 늦게 잠들었다”는 최씨는 “하지만 점점 취침 시간이 늦춰졌고 다음날 온라인 수업도 비몽사몽으로 들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고3인 나이에 학교를 못 가는 것이 불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씨는 “많이 불안하다. 모의고사도 집에서 봤고 당장 옆에 경쟁상대가 없으니 내가 얼마만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고3이어도 조금씩은 나가서 놀고 싶은데 상황이 이래서 밖에서 스트레스를 풀 수도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20대 30명, 고등학교 3학년 22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면패턴이 바뀐 인원은 총 52명 중 40명(76.9%)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를 행하며 집에서만 생활하다보니 밖에 나갈 일이 점차 없어지고 눈이 감기면 잠들고 떠지면 일어나는 식의 생활을 하고 있었다.

20대 대학생의 경우 대학 수업이 사이버강의로 대체되면서 실시간 수업을 하지 않는 과목의 경우 그날 언제 들어도 딱히 상관이 없기 때문에 미루다 밤이 돼서야 수업을 듣기 일쑤다. 직장인의 경우는 무기력한 주말을 보낸다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10대 학생들은 20대 만큼의 변화는 없지만 평균적으로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이 미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공통점은 매일 집 안에만 있다 보니 스트레스와 우울한 감정이 생겨난다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너무 적은 수면을 취할 경우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고혈압,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지방 대사도 변화해 비만이나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친 수면은 동맥경화, 부정맥은 물론, 뇌 조직 변화를 유발해 뇌경색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도 주의해야 하지만 사회적 격리가 초래한 수면 패턴의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익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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