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23.8%뿐인데 로드킬은 85.8%나
길고양이 23.8%뿐인데 로드킬은 85.8%나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08.0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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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력 강해 연중 4회까지 임신…중성화 사후 관리에 시민 참여 필요

길 가다가 길고양이를 만나는 경우는 그다지 드물지 않다. 유기견도 간혹 볼 수 있다. 길 위에 버려진 개, 고양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통계가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9 반려동물 보고와 복지 관리 실태’에 따르면, 2011년도에 유기·유실동물은 강아지 5만5,902마리 고양이 3만9,195마리로 각각 58.8%, 41.2%를 차지했다. 2019년에는 강아지가 10만2,363마리 고양이가 3만1,946마리로 버려진 강아지의 비중이 76.2%로 더 늘어나는 반면, 고양이의 비중은 23.8%로 줄었다.

이처럼 버려진 강아지와 고양이의 숫적 차이가 더 커졌지만 길에서 차량 사고 등으로 죽은 로드킬 발생률을 보면 사뭇 그 양상이 다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2016년부터 2019년 6월까지 강아지는 1만8,865마리, 고양이는 11만3,614마리로 전체 사망 건수의 85.8%가 고양이 사망이다. 버려지는 수가 훨씬 많으니 로드킬 발생률 역시 강아지의 발생률이 더 높게 나와야 맞지만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고양이의 번식률이 그 한 설명이 된다. 번식률이 높은 고양이는 생후 6~7개월에도 발정기가 찾아오며, 한번 출산을 할 때 많게는 7마리까지 출산을 하고, 1년에 4번 이상 출산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무서운 번식력을 가지고 있어 길고양이 수를 아무 줄이려고 해도 금방 다시 이전의 개체 수로 돌아오게 되며, 개체수가 많으니 더 많은 로드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고양이의 번식률이 가지고 오는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암컷 고양이는 발정기를 거치게 되는데 이 기간이 한 계절이다. 봄이나 가을에 주로 찾아온다, 보통 1주일 이하로 지속 되며, 교미와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3~6주의 텀을 두고 발정이 계속된다. 문제는 이때 나오는 고양이의 증상 때문이다. 강아지는 발정기에 외음부가 부풀고 생리를 하는 반면 고양이의 경우 수컷을 부르기 위해 울음소리를 내는 콜링이라는 행동을 보인다. 그래서 길고양이가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밤마다 이러한 고양이 울음소리에 스트레스를 받고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길고양이에게 안 좋은 인식을 갖게 되고, 고양이를 보호하려는 사람들과 갈등을 빚기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번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TNR 이다. TNR은 Trap Neuter Return의 약자로 길고양이를 포획하여 중성화를 한 뒤 원래 살던 곳에 방사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경기 과천시를 시작으로 2008년부터는 서울시 전체 자치구에서 시행을 하고 있다. TNR을 시행하게 되면, 우선 고양이의 발정기 때 울음소리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2018년 2월 서울시의 ‘길고양이 서식 현황 모니터링’에 따르면,  2013년 25만 마리였던 길고양이가 2017년에 13만 9천 마리로 줄어드는 결과를 가지고 왔다.

동물자유연대에서는 “TNR이 더욱 잘 시행되고 많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참여”라고 말한다. 수술을 진행하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 고양이의 특징을 알고 자주 봐온 시민들의 이야기가 수술을 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줄 수 있으며, 수술 후 고양이가 잘 정착하고 있는지 혹은 회복이 되고 있는지 등의 이후 정보를 알 수 있는데 좋은 지표가 된다는 것이다. 길고양이로 인한 피해로 길고양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보단 문제를 더욱 빨리 해결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염예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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