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낙인 지우는 ‘인터넷 방역단’
코로나19 낙인 지우는 ‘인터넷 방역단’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07.0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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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지나도 SNS에는 개인 정보 버젓이 남아 있어

동선 공개로 인한 2차 피해 방지하고 일자리 창출해
서울시 송파구 홈페이지에 있는 홍보 포스터
서울시 송파구 홈페이지에 있는 홍보 포스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공개한 확진자 동선 정보가 2차 피해로 이어지자 정보를 지워주는 ‘인터넷 방역단’이 등장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마지막 접촉자와 접촉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나면 확진자 관련 정보를 모두 삭제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블로그, 페이스북, 카페에 옮겨진 개인 정보는 그대로 남아 사생활 침해와 낙인효과는 물론 방문 업소에 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는 인터넷 방역단을 만들어 실시간 모니터링 검색으로 불필요한 정보를 찾아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보내고 있다. 이 정보들은 다시 포털사로 전송돼 삭제 요청이 들어가며 마지막으로 최종 운영자에게 삭제가 권고된다. 인터넷 방역단은 만들어진 지 3일 만에 약 300건의 정보를 찾아냈으며 지난달 21~28일까지 불필요한 정보 506건을 수집해 삭제를 요청한 상태다. 송파구 주민도 송파구 홈페이지에 있는 인터넷 방역 신고센터에 불필요한 정보를 신고할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도 ‘인터넷 지킴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맘카페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있다. 인터넷 방역 신고센터를 설치해 시민들도 불필요한 정보를 직접 신고할 수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동선 공개는 거기에 본인이 겹치는 곳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건데 물어뜯고 욕해도 되는 거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다른 지역에도 이런 활동이 많아졌으면 좋겠지만 나중에 악용되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 “정부 관련 쪽만 경로를 공개하고 SNS에서 공유하는 것을 제재해야 한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민 이모(21)씨는 “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 나오니깐 굳이 SNS에 공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SNS는 한 번 공유되면 무섭게 퍼져 나중에 삭제하기도 어렵고 개인정보가 쉽게 퍼진다”고 말했다.

  여러 지역에서 인터넷 방역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이 전국에 있는 모든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할 수는 없다. 각 지역에서 따로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방역단은 그 지역에 있는 확진자 정보만 삭제 요청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4일 기준으로 코로나19 국내 감염자는 1만1629명이지만 송파구는 확진자 49명의 정보만 삭제 요청이 가능하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송파구 인터넷 방역단을 코로나19 모범 행정 사례로 소개하고 타 지자체도 벤치 마킹하도록 지시했다. 고규창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인터넷 방역단은 사생활 침해와 낙인 효과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창출해 지역경제 회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지자체의 좋은 아이디어와 정책 사례가 잘 전파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보민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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