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서울시 중구 정동빌딩에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을 개관했다. 미디어교육원은 언론인 교육과 미디어교육 사업을 통합 수행하는 기관으로 뉴스‧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뒤섞이고, 사회적 소통 양상이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코자 설립됐다.

미디어교육의 허브, 언론-시민의 배움터

 

“미디어교육원은 언론과 시민의 접점이 되어,

언론은 뉴스 생산자로서 미디어 환경과 미디어 소비 행태를 이해하고,

시민은 언론인과 함께 저널리즘을 복원하고 언론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오수정,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팀 팀장)”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이 개관했다. 지난 5월 12일 서울 중구 정동빌딩 2층에서 열린 개관식 행사에는 민병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오영우 문체부 1차관 등을 비롯해 언론 관련 단체장, 문체부, 재단 임직원 등 50여 명이 참석해 미디어교육원의 개관을 축하했다.

개관식 1부는 정민 미디어진흥실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먼저 민병욱 이사장은 “미디어교육원은 언론사의 수습기자를 위한 첫 교육원, 전문 언론 기자를 위한 윤리 함양의 공간, 뉴스 소비자들이 뉴스와 정보에 제대로 접근하는 곳, 올바르게 찾아 읽고 쓰면서 민주 시민의 소양을 담는 곳”이라고 미디어교육원의 의미를 설명한 뒤, 뉴스와 정보에 대한 바른 말, 바른 글, 바른 읽기, 바른 이해를 강조하고 이를 위한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미디어교육의 거점 기관’ 도전

미디어교육원 개관을 맞이해 각계 인사들이 보내온 축하 영상편지도 공개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강조하며 “미디어 이용자 중심의 콘텐츠 개발과 교육이 필요한 이때, 미디어교육원이 그 사명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는 “미디어교육원이 미디어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분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이 되고, 또 좋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개발해서 학교 현장에 큰 도움을 주시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허성희 미디어교육 강사는 “미디어교육원이 저널리즘과 미디어교육이 만나 미디어 공동체의 성장을 돕고 지속가능한 힘이 될 것”이라며, “언론과 시민이 함께 만나 미디어를 즐기는 놀이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피에르 아스키 국경없는기자회 이사장은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수불가결한 시대에 미디어교육원의 대성공을 기원한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줄리안 세프톤-그린 호주 디킨대 교수는 “비판적 시민의식의 발전과 이해를 도모하는 길을 찾아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정민 미디어진흥실장은 ‘미디어교육의 거점 기관’이라는 미디어교육원의 비전을 소개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체계화·기반 조성·특화 공급·수요 부응·인식 확산 등 5가지의 전략·계획을 발표했다. 재단은 구체적으로 관련 기관 간 상시 협업 체계와 미디어교육의 공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특성화 프로그램 확충, 사회 전반에 미디어교육 제공, 국민 및 시민사회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행사 및 캠페인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부는 서울비르투오지 영아티스트 콩쿠르 수상자인 ‘영비르투오지’ 학생들이 연주하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4중주가 울려 퍼지며 막을 열었다. 이어 위재천 KBS 기자와 주민정 구산중 교사의 진행으로 개관 기념 축하 영상 ‘언론인 교육과 미디어교육의 어제, 오늘, 내일’이 상영됐다. 토크쇼 형식의 영상에는 재단 관계자들이 출연해 재단 교육 사업과 미디어교육원을 소개했다. 또 사업 진행 중 어려웠던 점이나 놀라웠던 점 등을 솔직하게 밝혀 참석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입사 이후 16년 동안 언론인 연수를 담당해 남다른 애정이 있다는 미디어연구센터의 최광범 국장은 언론인 교육을 위한 교재와 강사가 없어서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한편 황서현 미디어교육팀 사원은 전국 각지의 미디어 강사, 선생님들의 토론과 교감의 장이었던 미디어교육 전국대회(2019년)를 떠올리며 “오랜 시간 노고가 쌓여서 지금의 모습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언론, 교사, 시민 위한 공유 공간

마지막 순서로 미디어교육 및 언론인 연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교육원에 바란다’ 설문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청소년과 시민, 교사 등 미디어교육 사업 참여자 조사에서는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대상 팩트체크 공모전-체커톤’(40%)과 ‘1인 크리에이터 특강’(33.7%)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주민정 교사는 ‘1인 크리에이터 특강’에 큰 관심을 보이며 “온라인 개학으로 영상 콘텐츠 제작을 해야 하는데 미디어교육원에서 교육과 제작을 모두 할 수 있게 되어 기대된다”고 전했다. 언론인연수팀 참여자 조사에서는 ‘탐사보도 기획과 취재’(52.8%)에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위재천 기자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기자들에게 소금 같은 존재”라며 탐사보도 교육에 관심을 보였다.

한편, 오수정 미디어교육팀 팀장은 “미디어교육원은 언론과 시민, 저널리즘과 미디어 리터러시가 만나는 새로운 배움터”라며 뉴스·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뒤섞이고, 사회적 소통 양상이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고자 미디어교육원이 개관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미디어교육원은 언론과 시민의 접점이 되어, 언론은 뉴스 생산자로서 미디어 환경과 미디어 소비 행태를 이해하고, 시민은 언론인과 함께 저널리즘을 복원하고 언론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설립 취지에 맞게 미디어교육원 안에는 미디어 강사와 언론인을 비롯해 시민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됐다. ‘이음’, ‘누리’, ‘가온’은 청소년과 시민, 교사, 언론인들이 연수를 받을 때 사용될 강의실 이름이다. 황서현 사원은 공유 사무실 ‘도란’이 가장 기대된다며, “언론인, 미디어 강사들이 도란도란 모여 협업을 해 전에는 없던 취재물이나 양질의 미디어교육 커리큘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는 최근 주목받는 1인 방송에 대비해 미디어교육원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공간이다. 방송을 위한 소규모 스튜디오 형태로 구성되어 재단에서 교육을 받은 시민들 누구나 스튜디오에서 실습하며 자신의 방송을 제작할 수 있다.

또 교육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저널리즘 카페’도 있다. 미디어교육원을 찾은 누구나 저널리즘 카페에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 외에도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습득할 수 있는 교육 공간 ‘디지털랩’과 연구⸳사무용 사무실 ‘연구교수부’, 콘텐츠 제작 및 전시의 공간 ‘미디어창작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공유 사무실 ‘도란’과 ‘미디어창작실’, ‘저널리즘 카페’는 현직 언론인과 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 강사, 미디어교육 참가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사용을 원할 경우 사용일 3주전까지 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gongu@kpf.or.kr)로 신청하면 된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준비돼

미디어교육원에서 펼쳐질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먼저 언론인 대상 프로그램으로는 수습⸳경력 기자들을 위한 미디어 경영, 디지털 저널리즘 등이 있다. 미디어교육 강사들을 위한 교육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수업 사례를 공유하며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 등도 마련되어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토크콘서트, 독서모임 등 융합교육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언론진흥재단은 국민 참여와 체험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왔다. 청소년의 허위정보 분별 능력을 향상해주는 ‘청소년 체커톤’, 올바른 뉴스 이용 실천 습관을 기를 수 있는 ‘뉴스 읽기 뉴스일기’ 공모전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미디어교육원에서는 이런 프로그램들을 좀 더 발전시켜 청소년들과 성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미디어교육원이 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첫 행사는 ‘함께 읽기’ 북콘서트로, 5월 23일 시민들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의 저자(김성우, 엄기호)들과 만남을 가졌다.

3년간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수습기자를 대상으로 보도사진 강연을 해온 고운호 조선일보 기자는 “미디어교육원은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의 장이라는 의미가 있다. 언론인, 미디어교육 강사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함께 배워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대다. 미디어교육원이 미디어 생산자와 소비자, 교수자와 학습자라는 경계를 넘어 모든 국민을 위한 혁신적인 교육을 제공해주기를 기대한다.

글 박수종⸳신나라⸳안유미⸳원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