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대면시험 앞두고 ‘설상가상’
대학가, 대면시험 앞두고 ‘설상가상’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06.1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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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다수가 모인다는 자체가 위험”

학교 “학생들의 양심을 믿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속출하는 가운데 대학교들이 대면시험 진행 여부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국을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대학가의 기말고사 시즌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은 분명히 맞지만 다수의 인원들이 한 장소에 모여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교 측은 ‘책상 간격 조정’ ‘수시 발열 체크’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히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가천대에서 대면시험을 치렀던 학생 2명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기에 학생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태이다.

대학 3년생 이모(24)씨는 “아무리 방역 관리를 철저히 해도 같은 장소에 모인다는 자체가 문제”라며 “목숨을 걸고 시험 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국 대학교 정보 커뮤니티 어플인 ‘에브리 타임’에서도 학생들의 반발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대면시험을 반대하는 글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가운데 한 글의 내용을 보면 이렇다. “시험도 문제지만 학교와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들은 학교로 가는 경로에서도 코로나19에 노출되며 시험을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기에 교통비, 숙박비도 문제”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그러나 학교와 학생 간의 마찰이 생기고 있는 와중에 불편한 모순점도 동시에 발견되고 있다. 몇몇 학교에서 대면으로 시험을 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평가를 진행하자 부정행위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 온라인으로 시험을 진행한 국내 대학교 4곳에서 부정행위가 발각됐다. 예를 들어 친분이 있는 학생들이 서로 모여 시험을 보거나 통화나 문자로 답안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또 같은 IP 주소로 동시 접속을 한 학생들도 적발된 바 있다.

감독관이 없는 틈을 노린 학생들 때문에 시험은 모두 무효 처리 됐으며 해당 학생들에 대한 처벌이 내려질 예정이다. 이번 부정행위에 대해 A 대학 관계자는 “성인으로서 양심을 지키지 못한 것에 크게 반성해야 한다”라며 “이런 상황일수록 대면시험 진행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학가 대면시험은 안전과 양심의 갈림길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관련 기관의 신속하고 공정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웅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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