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개장,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해수욕장 개장,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06.1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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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예년보다 해수욕장 이용객 급증

침 뱉기·코 풀기 등 방역 지침 지키기 힘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국내 피서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수욕장 방역 지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이 개장을 시작한 가운데 다음 달까지 전국 267개 해수욕장이 순차적으로 문을 열기 시작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휴가철 해외 여행객들의 국내 유턴으로 예년보다 해수욕장 이용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에 따르면 속초 한화리조트는 5월 객실 이용률이 85.9%로 지난해 대비 큰 폭 상승했고, 양양 솔비치도 7월 예약 객실률이 이미 82%를 넘어섰다.

이에 방역 당국과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6일 해수욕장 방역 지침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했다. 방역 당국은 파라솔 등 햇빛 가림 시설물 사이 간격을 2m 이상 유지하고 다른 사람과의 신체접촉, 침 뱉기, 코 풀기, 샤워 시설 이용 등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다중이용시설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해수욕장 시설·대여 물품 소독, 해수욕장 종사자와 방문자 발열 검사 등을 꼭 실시해야 한다고 지자체에 권고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방역 지침의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현실적으로 해수욕을 하면서 방역 지침을 지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해수욕장 특성상 출입구를 일원화해 발열 체크를 하기가 쉽지 않고, 물놀이하는 과정에서 침이 배출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또 지침이 결국 권고 수준이라 백사장에서 이뤄지는 술자리 등은 단속하기도 어렵다.

속초 시민 김주수(25)씨는 “해수욕장 개장 전이지만 벌써 주말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며 “절반은 마스크를 쓰지도 않았고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 제2의 이태원 클럽 사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올해 해수욕장 개장 반대합니다’라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올해 진해 군항제도 취소했는데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길을 원천봉쇄 했고 전국의 축제도 다 취소된 것으로 안다”며 “해수욕장을 개장하면 엄청난 인파가 몰려 지금까지 성공했던 방역도 엉망이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현재 지자체들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수욕장 개장을 서둘러야 하지만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수욕장뿐 아니라 지자체 전체가 기피 지역으로 낙인찍히기 때문에 개장을 우려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방역 당국의 구체적이고 실용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재윤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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