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려고 일하다가 감염… 약자 공격하는 코로나19
먹고살려고 일하다가 감염… 약자 공격하는 코로나19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06.0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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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발 코로나19 확산세

노동자 근무시스템 개선해야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이상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4일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첫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에서 퍼진 감염자에 의한 5차 감염자로 파악된다. 현재 부천 콜센터 직원을 포함한 물류센터 직원 접촉자와 직원의 가족까지 6차 감염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뿐 아니라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신선식품 유통업계에도 확진자가 퍼지고 있어 소비자의 걱정이 늘고 있다.

물류센터 발 감염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가 대면 없이 상품을 살 수 있는 이커머스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매출이 급속히 증가하자 업체는 단기직 고용을 늘렸고 실질적으로 방역지침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근무 특성 상 밀집된 곳에서 노동이 많고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구내식당에서도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이 지켜지지 않아 감염에 취약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경우 급여가 적다 보니 여러 곳에서 시간을 쪼개 근무하는 이들이 많고 생계유지를 위해 몸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고 근무하는 일이 많아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따르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류센터의 경우 하루하루 성적이 누적되는 시스템으로 노동자 입장에서는 ‘아프면 잘린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번 사태가 일어난 부천 쿠팡 물류센터는 근무자 3700여명 가운데 98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계약직이거나 비정규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근무자 중 97%에 달하는 수치이다.

쿠팡 홈페이지에 올라온 안내문
쿠팡 홈페이지에 올라온 안내문

쿠팡 측은 택배 간 감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지자 28일 홈페이지에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상품은 앞으로도 안전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접한 고객들은 “직원들 이야기를 듣고 싶다” “상품 말고 사람 이야기를 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배달업체들은 악조건 하에서 죽고 죽이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인 상태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경쟁상대를 제거해 독점 운영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으로는 노동자들만 죽어나는 허점을 극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오현경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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