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게임하는 학생들... 방역 사각지대 PC방
마스크 벗고 게임하는 학생들... 방역 사각지대 PC방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06.0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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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 공간이라 감염 우려 높지만 방과 후 학생 몰려

학교 "PC방 가지 말라고 하지만, 권고는 권고일 뿐"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니까 놀려고 게임하러 왔어요. 게임할 때 마스크는 답답해서 못 쓰겠어요. 어차피 안 걸릴 텐데."

밀집 공간인 PC방에서 마스크를 안 쓴 채 게임을 하고 있는 학생들
밀집 공간인 PC방에서 마스크를 안 쓴 채 게임을 하고 있는 학생들

지난 27일 전국적으로 유치원생과 초등 1~2학년, 중3, 고2 등 약 237만 명의 학생이 등교했다. 하지만 수업이 끝난 뒤 학교 밖에서는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9일 오후 찾은 경기도 남양주의 한 PC방.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이 중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은 없었다. 감염 차단을 위한 마스크는 더러운 키보드 옆에 놓여 오염될 뿐이었다.

중3 이모군은 "마스크를 쓰고 게임을 하면 답답해서 벗었다"며 "오랜만에 친구들과 같이 게임을 해서 즐겁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학교에서 PC방이나 노래방에 가지 말라고 하는데, 갈 친구들은 다 간다"고 전했다.

특히 PC방 같은 밀집 공간은 감염 우려가 높다. 지난 24일 인천 계양구에 사는 A(28)씨는 부평구의 한 PC방에서 모르는 사이인 확진자 B(19)씨와 우연히 마주쳤다가 감염됐다. 순간의 접촉이 감염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PC방은 철저히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 밖을 나서는 순간 마스크 착용과 같은 기본적인 방역 수칙조차 무시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남양주 호평동 일대 PC방 3곳을 둘러본 결과, 한 업소에 보통 10~20명의 교복 입은 학생이 마스크를 벗은 채 게임을 하고 있었다.

학교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남양주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PC방·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가지 말 것을 권고하지만, 말 그대로 권고일 뿐 막을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학부모 박모(48)씨는 "하교 후 학생들을 관리할 대책도 없으면서 등교를 밀어붙여야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내 아이가 방역을 잘해도 다른 아이가 지키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 아니겠냐"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본부는 28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수도권 PC방·노래방·학원 등에 대해 운영 자제를 권고했다. 다중이용시설로 인해 학교와 지역사회 간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데다 쿠팡 물류센터 발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글·사진=양희문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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